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 임원 임금 삭감 사내 공지
연장근무 금지·무급휴가 독려 등 비용 절감 나서
일본 불매 운동 등 지난해 실적 부진…유동성 위기 심각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자 항공업계가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항공업계 임원들은 자진해서 임금 삭감에 나서고, 직원들을 대상으로는 무급휴직을 독려하는 등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 가리지 않고 속속 ‘비상경영 체제’를 도입하고 있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091810)은 전날 대표이사를 포함한 전 임원에 대해 직급별로 20~30% 임금을 삭감하기로 하고 이를 사내 게시판을 통해 공지했다. 아울러 기존 승무원 직급으로 매니저·시니어·일반 승무원이 각각 1인실·1인실·2인실로 쓰던 걸 모두 2인실로 통합하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섰다. 앞서 티웨이항공은 지난 5일 사내 게시판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 희망휴직 신청을 받았다. 신청자에 한해 한 달 동안 임의로 휴직기간을 정해서 쉬는 방식이다. 신청자에 한 해 단축근무 시행도 병행하고 있다
아울러 또 다른 LCC인 이스타항공 역시 같은 날 경영진 임금 30%를 자진 반납하고, 일부 직군을 제외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주3·4일 근무 신청을 받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또 긴급상황을 제외한 연장근무를 허용하지 않고, 기존에 시행 중인 무급휴직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제주항공(089590)과 에어부산(298690)도 선제적으로 경영진의 임금 30%를 삭감하기로 하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동참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잇단 경영진의 임금 삭감은 FSC도 마찬가지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020560) 사장은 전날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담화문을 통해 “2019년 한일관계 악화에 이어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항공수요가 크게 위축되어 회사가 위기에 직면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비용 절감 및 수익성 개선에 돌입한다”며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는 △조직장을 포함한 모든 임원진, 일정수준의 급여 자진반납(사장 40%, 임원 30%, 조직장 20%) △전 직원 대상 10일간 무급휴직 △회사 전 임원 일괄사표를 제출 등을 코로나19 영향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이행한다.
항공업계가 위기 상황에서 경영진의 임금 삭감을 결심하는 것은 급속한 유동성 위기로 인한 것이다. 실제 지난 10일 국토부 주재로 열린 ‘항공사 전문경영인(CEO) 간담회’에서 항공사 대표이사들이 한목소리로 주문한 것이 긴급경영안전자금과 같은 경영 자금 지원책이었다.
무엇보다 지난해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 불매운동, 홍콩 시위 등으로 인한 업황 불황으로 대다수 항공업계가 실적이 부진한 탓이 크다. 국내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003490)은 지난해 영업이익 29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4%나 감소했고, 아시아나 역시 연간 적자로 돌아섰다. LCC 1위인 제주항공도 지난해 영업손실 329억원을 기록하는 등 항공업 자체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모든 항공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너무 큰 위기를 겪고 있어 모두 하나 된 마음으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LCC는 위기 상황에서 FSC에 비해 유동성 위기가 커 경영진 임금 삭감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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