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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한구 키즈 책임 묻겠다” 공천 면접 앞둔 TK ‘폭풍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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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박 논란 일으킨 이한구 키즈에 책임 묻겠다.” “TK 공천은 바둑으로 치면 사석작전 아닙니까.”

미래통합당 TK(대구ㆍ경북) 면접심사를 하루 앞둔 19일, 몇몇 공관위원과의 통화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한구 키즈’란 2016년 이한구 당시 새누리당 공관위원장이 공천한 TK 친박 의원들을 말한다. ‘사석작전(捨石作戰)’은 TK 의원 상당수가 ‘버리는 돌’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20~21일 잇따라 열리는 TK 면접 심사에 임하는 공관위의 각오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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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과 박완수 사무총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 참석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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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19일로 예정된 대구 지역 면접은 하루 연기됐다. 이석연 공관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수도권 발표(20일)를 앞두고 검토할 시간이 필요해 연기했다”면서도 “TK 공천이 핵심이다 보니 (면접 등을)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내에선 “TK 의원들의 자발적 불출마를 유도하기 위한 유예 시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TK는 “깃발만 꽂으면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통합당의 텃밭이다. 민주당과 한끗 차이인 수도권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통합당의 TK 공천이 수도권 공천보다도 총선 표심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공관위원은 “꽃가마를 허투루 태우면 당 이미지가 어떻게 되겠나. TK 공천이 당 쇄신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TK에선 통합당 의원 3명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새로운보수당 출신인 유승민 의원을 빼면, 자유한국당 출신은 정종섭(대구 동구갑)·장석춘(경북 구미을) 2명이다. 둘 다 초선이다. 반면 부·울·경(PK)은 이날 3선의 이진복 의원(부산 동래)까지 불출마를 선언해, 총 10명으로 늘어났다. 현재 대구에선 의원 8명이, 경북에선 10명이 공천 면접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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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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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관위는 TK 면접을 앞두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최소 60%를 물갈이하겠다는 말까지 나온다. 한 공관위원은 “(면접에서) 컷오프 여론조사 결과와 한국당이 참패했던 2018년 6ㆍ13 지방선거 결과 등을 증거물처럼 (현역 의원들에게) 제시하겠다”고 했다.

TK는 전반적으로 당 지지율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후보 지지율이 당보다 밀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한 2년전 지방선거 참패도 TK 의원들에겐 부담스러운 요소다. 당시 5명의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무소속 후보 등에게 군수, 시장 등 기초단체장을 내줬다. 공관위는 면접 시작 전 대상자들에게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서약도 받을 예정이다. 무소속 출마를 원천봉쇄하겠다는 의미다.

2016년 총선 당시 불거진 ‘진박(眞朴) 마케팅’ 논란은 이번 심사의 주요 잣대다. 한 공관위원은 “이한구 키즈와 진박 마케팅은 사실상 동의어"라며 "4년 전 특혜를 가장 많이 받은 이가 물갈이 우선순위로 오를 것"이라고 했다.

TK 의원들은 좌불안석이다.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서 “자고 일어나면 목이 붙어 있는지 만져본다”고 했다. 한 경북지역 의원은 “문재인 정부 비판에 앞장섰던 TK가 정부 심판론이 화두인 이번 선거에서 죄인 취급 받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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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왼쪽)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관위 회의에 참석해 공천관리위의원들과 함께 회의 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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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공관위는 서울 출마 압박에 경남 내 험지인 '양산을' 출마라는 타협안을 제시한 홍준표 전 대표와 고향(산청-함양-거창-합천) 출마를 고집하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20일 오후 별도로 면접한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황교안 대표도 따로 면접한다.

손국희ㆍ이병준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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