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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이룰 수 없는 꿈’이라고 했다. 외환위기 충격파가 채 가시지 않았던 2000년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하겠다"는 한국 완성차 브랜드 회장의 일성에 글로벌 업계의 시선은 차가웠다.
하지만 그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역발상’ 경영전략을 무기 삼아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그리고 22년 뒤 글로벌 자동차업계 변방에 있던 회사는 ‘글로벌 톱 5’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했다. 업계 최고 영예인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AHF)에도 이름을 올렸다. 미국 포드와 독일 벤츠 설립자인 헨리 포드·칼 벤츠 등 자동차 산업의 거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21년만에 현대자동차 이사회 의장과 사내이사 타이틀을 내려놓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얘기다.
정 회장은 ‘역발상’ 전략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데 탁월했던 경영자로 꼽힌다. 1999년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에서 파격적으로 도입한 ‘10년·10만마일 무상보증’ 제도가 대표적이다. 당시엔 ‘2년·2만4000마일 보증’이 일반적인 추세였다. 이를 통해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는 계기를 만들었다.
2000년 포드의 대규모 리콜 사태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흔들릴 땐 ‘품질 경영’을 선제적으로 선포하며 성정의 토대를 닦았다. 품질혁신은 여전히 현대·기아차의 최우선 경영전략이다. 이어 2003년과 2005년엔 해외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현지화를 추진하는 ‘글로벌 경영’과 “애써 만든 자동차를 제값을 받고 팔아야 한다”는 ‘브랜드 경영’을 각각 화두로 던졌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며 자동차 메이커들이 휘청거렸던 2009년에 현대차가 내놓은 '어슈어런스 프로그램'도 정 회장의 아이디어였다. 현대차를 구입한 후 1년 이내에 실직·건강 악화 등으로 더 이상 자동차를 운행할 수 없을 때 반납하도록 한 이 프로그램은 소비자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주며 현대차 판매량을 전년대비 9% 이상 끌어올렸다.
정 회장의 뚝심 경영은 현대·기아차를 1999년 생산량 213만대의 세계 11위 자동차 메이커에서 생산량 719만대의 세계 5위(2019년 기준)로 키워냈다.
2000년 현대그룹에서 독립해 16개 계열사로 출발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계열사 수가 53개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그룹 자산총액은 36조원에서 223조5000억원으로 6배 이상 커졌다. 2000년 44조원이었던 현대·기아차 매출액도 지난해 164조원으로 3.7배 증가했다.
재계 관계자는 "계속되는 경영진 세대 교체와 함께 정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경영체계가 더욱 공고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호 기자 yhryu@mt.co.kr, 이건희 기자 kunhee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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