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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미래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이 될 것입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올 초부터 압도적 리더십을 갖춘 '게임체인저'로서의 역할을 유난히 강조했다. 마치 19일 정몽구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 자신에게 더 큰 책임과 리더십이 요구될 수 있다는 사실을 예견이라도 한 듯한 발언이다.
정 부회장의 이 게임체인저 역할론은 단순히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차원이 아니다. 시장 판도를 완전히 뒤엎는 현대차그룹이 되자는 포석이다.
이미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지난 100년을 이어온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내연기관 시대가 저물고 있다.
이제 새로운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불과 10년전 만해도 영화에서나 볼 법한 전동화와 자율주행, 비행체가 이젠 현실이 되고 있다. 단순히 이런 모빌리티 뿐 아니라 이를 구현하는 IT서비스 시장에서도 현대차그룹은 '선도자' 역할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사업만 잘한다고 최고 리더의 역할이 끝나는 게 아니다. 지배구조 개선작업도 마무리 지어야 하며,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의 소명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단의 창의성도 요구된다. 정의선 부회장이 "한 사람 한 사람이 스타트업의 창업가 마인드로 도전하자"며 임직원들을 강하게 독려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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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모빌리티 구체화..현대차 2025전략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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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가 한층 젊어진 현대차는 이제 미래를 위해 더 빨리 뛸 수 있다.
이미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비전 구현을 위해 UAM(도심항공 모빌리티) PBV(목적기반 모빌리티), HUB(모빌리티 환승 거점) 등을 제안하고 나섰다. 이 3가지 솔루션이 구현되면 미래 도시와 사람들은 공간과 시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더 자유롭게 된다는 것이 정 부회장의 큰 그림이다. 고객들에게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 주는 현대차가 된다는 뜻이다.
정 부회장은 연초 미국 가전·IT전시회 'CES 2020'에 참석해 PAV(개인용 비행체)를 선보이기도 했다. 사람들에게 새로운 이동통로를 제시하고, 이동 시간 동안 추가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이는 현대차의 중장기 혁신계획인 '2025전략'과도 연결된다. 현대차는 지능형 모빌리티에 있어 제품과 서비스의 2대 사업구조로 전환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투자가 중요하다. 이날 현대차 이사회가 새로운 이사로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상현 전무를 중용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현대차는 오는 2025년까지 총 61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이중 41조1000억원은 신차 개발과 공장 신·증설 등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에 쓰며, 나머지 20조원은 자율주행·모빌리티·인공지능(AI) 등 미래 신사업에 투입한다.
정 부회장은 CES 현장에서 "(미래 모빌리티 전환을 선언한) CES는 시작점에 불과하다"며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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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 손 잡은 현대차..기술 혁신으로 신사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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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새로운 이사회는 당장 펼쳐질 신사업의 높은 산도 넘어야 한다. 현대차는 CES에서 세계 최대 모빌리티기업인 우버와 협업을 공식화했다. 현대차 제조역량과 우버의 기술플랫폼을 결합해 도심항공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현대차는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친환경차 개발에도 고삐를 죄고 있다. 수소전기차(FCEV) 분야에서는 '비전 2030'을 수립하고 7조6000억원의 신규 투자를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2022년까지 4만대의 수소전기차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2030년엔 연 50만대를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순수전기차 등을 더해 2025년까지 현재 15종인 친환경차 라인업을 44종으로 늘린다. 하이브리드 13종과 PHEV 6종, 전기차 23종, 수소차 2종 등이다.
기술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도 병행한다. 올 들어 영국 상용전기차 어라이벌에 1290억원을 전략 투자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톱3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업체 앱티브와 손잡고 2조4000억원을 투자해 미국에서 자율주행 기술개발 합작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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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개선 재추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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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이사회에 걸맞는 좀더 확실한 기업지배구조 확립도 남은 과제다. 지배구조 개선의 발목을 잡았던 엘리엇 변수는 이제 완전히 제거됐다.
정 부회장 스스로 지배구조 투명화에도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지배구조 개선 작업은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당초 현대모비스를 지주회사로 두고 모비스가 현대차와 기아차를, 현대차가 글로비스와 현대제철을 지배하는 방식의 지주사 전환을 추진해왔다. 이를 통해 모비스→현대차→기아차→모비스라는 순환출자 구조를 깬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엘리엇을 앞세운 일부 주주들이 모비스와 글로비스 분할 합병비율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현대차그룹은 이 개편안을 철회해야 했다. 그러나 엘리엇 변수가 사라졌기 때문에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은 그룹이 원하는 큰 방향을 얼마든지 설정할 수 있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앞으로 더 젊은 이사회를 가동하며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기업 불확실성 해소와 신사업 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경희 기자 cheerup@mt.co.kr, 최석환 기자 neokis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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