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얼굴에 벼락이 치는 듯하고 전기가 오는 듯한 찌릿한 통증이나 발작적 통증이 생길 경우, 대부분 치아, 잇몸에 이상이 발생한 치통으로 의심을 하거나 턱관절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생각하곤 한다. 이에 치과에 가서 통증이 발생한 부위의 치아를 발치하거나 턱관절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발치를 하고 턱관절 치료를 받은 후에도 벼락같은 통증이 지속된다면 이는 삼차신경통일 경우가 크다.
삼차신경통의 특징은 통증 발생하기 시작하면 환자에 따라 몇 주에서 몇 년간의 다양한 통증이 없는 무통기와 통증이 발생하는 발작기가 반복된다는 것이다. 통증은 시간이 흐를수록 강도나 빈도가 심해지고 통증이 발생하는 부위도 넓어지게 된다.
특히 대화할 때, 양치할 때, 세수할 때, 음식을 먹을 때 등과 같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행동을 할 때 발생하며, 그 통증은 순간적일 때도 있고 길어도 몇 초를 넘지 않지만 그 통증의 강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기 때문에 일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게 되며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해당 질환의 특징은 통증 발작기와 무통기가 있다는 것이다. 발작기 사이에는 통증이 없는 무통기가 항상 따라온다. 보통 50대에서 70대 사이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환자 중 20%는 40대 이하의 젊은 사람들인 경우도 있다.
삼차신경이란 주로 얼굴의 감각을 관장하는 신경으로 뇌에서 나오는 12개의 신경 중 다섯 번째 신경을 말한다. 삼차신경은 3개의 가지로 이루어져 있어서 삼차신경이라고 부르는데, 첫 번째 가지는 눈썹위에서 피부 쪽으로 이어져 머리 부분의 감각과 각막을 포함한 눈 위쪽의 피부를 담당한다. 두 번째 가지는 코 옆으로 나와 상악 부위 즉, 위쪽 치아와 입천장 및 뺨의 감각을 담당하며, 세 번째 가지는 주로 하악 부위인 아래쪽 치아와 잇몸, 혀의 앞쪽 2/3의 감각을 담당하는 역할을 한다.
질환의 발생원인은 삼차신경이 뇌혈관으로부터 압박을 받게 되어 신경의 변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90% 이상을 차지한다. 신경의 변성을 가지고 오는 다발성경화증 같은 질환에서 발생하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도 발생하기도 한다. 5~8% 환자에서는 삼차신경의 근육이 부착된 곳인 삼차신경 기시부에서 뇌종양 또는 뇌혈관 기형 등에 의한 신경의 압박이 있는 경우에도 발생하기 때문에 삼차신경통이 의심될 때에는 뇌 MRI 검사를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삼차신경통의 치료는 크게 세가지로 나뉘는데 약물치료, 경피적 신경 파괴술, 뇌신경감압술(개두술)이 있다. 약물치료의 경우 삼차신경통 환자의 약 70% 정도에서만 약물로 통증조절이 가능하며, 나머지 30%는 아무리 강력한 진통제를 사용하여도 듣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초기에 약물로 통증조절이 가능했던 환자들도 시간이 흐르면서 60% 이상의 환자에서는 약물에 대한 내성이 생기고 효과가 감소하게 되어 통증 조절이 어려워진다. 또한, 약물에 대한 부작용으로 간과 골수의 장애를 가져올 수 있고 고령자인 경우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두 번째 치료법인 경피적 신경차단술은 알코올을 이용한 신경차단술과 열응고술 및 풍선 압박법 등이 있는데 모두 삼차신경절이나 삼차신경의 가지를 파괴시켜서 통증 전달을 억제하는 방식을 취한다. 열응고술이나 풍선압박법은 환자의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만을 선택해서 차단할 수 없고 시술 후 합병증의 빈도도 높다. 반면 알코올을 이용한 삼차신경 차단술은 통증을 유발하는 삼차신경의 가지를 선택하여 파괴할 수 있어 최소한의 감각소실을 유발하면서 통증 조절이 가능하며 부작용이 적은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뇌신경감압술은 개두술을 이용한 수술로, 수술 후에 안면신경마비, 이명 등 삼차신경 근처에 분포하는 다른 뇌신경의 손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합병증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찬 수원 김찬병원 대표원장은 “삼차신경통의 여러 치료법들은 각각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환자의 연령, 전신 상태, 통증이 발생하는 삼차신경가지, 통증의 강도, 통증의 지속 기간이나 이전에 통증 치료이력 등을 다각도로 고려해야 하며, 삼차신경통을 치료하는 의사의 경력에 따라 최선의 방법으로 선택해야 한다”며, “삼차신경통은 삶의 질을 현저하게 떨어지게 만드는 질환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환자들이 고통으로부터 해방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투데이/이원주 기자 (gigo@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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