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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방송이 키운 두 정치인의 맞대결...오세훈vs고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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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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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사진=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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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전 서울시장과 정치신인 간 대진표가 짜였다. 광진을에 출마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의 맞대결이다. 서울 광진을 민심은 돌아온 서울시장일까, 뉴페이스일까.

◇스타 변호사와 순애보 아나운서

성별·나이·정치 성향. 좀처럼 접점이 없어 보이는 두 사람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방송이 키운' 정치인이란 점이다. 그만큼 둘 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

오 전 시장은 1994년 아파트 일조권 소송으로 이름을 알렸다. 대기업 상대로 환경권을 실질적 권리로 인정받은 국내 첫 사례를 만들어면서 '스타 변호사'가 됐다.

MBC '오변호사 배변호사'를 시작으로 SBS '그것이 알고싶다'와 시사토론 프로그램에서 활약했다. 훤칠한 외모와 뛰어난 언변으로 대중 호감도가 높았다. 변호사가 남성복 광고를 찍었을 정도다.

고 전 대변인도 첫 시작은 방송이었다. 2004년 KBS 아나운서로 입사해 간판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며 얼굴을 알렸다.

방송계 안팎에서는 순애보의 여주인공으로도 유명했다. 유명인이나 재벌계와 혼인하는 지상파 아나운서 동료들과 달리 대학 시절부터 교제해온 조기영 시인과 결혼해 관심을 받았다. 조 시인이 희귀병을 가진터라 고 전 대변인은 순애보를 지킨 아나운서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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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가 27일 오후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3차 전당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오 변의 막힘없던 정치 스타트…이번에는?

오 전 시장은 초반 정치 인생도 막힘 없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원희룡, 남경필, 정병국 소장파 의원들과 미래연대를 결성해 당내 개혁을 주창했다. 초선의원으로 최고위원까지 역임했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를 맡으며 이른바 '오세훈법'이라 불린 정치개혁 3법(정당법·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개정을 밀어 붙였다. 그 과정에서 17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진정성을 높였다.

전도유망한 40대 초선의 "정치가 아니라 늘 갈등만 했던 게 부끄럽다"는 고백은 총선판 물갈이 신호탄이 됐다.

오 전 시장은 불출마를 무기로 세대교체를 주도했고, 오세훈법도 통과시켰다. '깨끗한 이미지'로 정수기 광고를 찍기도 했다.

2006년 서울시장 선거에선 강금실 전 법무장관 열린우리당 후보 맞수로 나섰다. 당내 경선에서 홍준표 의원을 꺾었고 본선에선 강금실 바람을 잠재웠다.

2010년에도 한명숙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서울시장 재선 수성에 성공했다. 막힘 없던 정치인생은 이때 제동이 걸린다.

진보성향 곽노현 교육감의 무상급식 의무화를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며 시장직을 걸고 주민투표에 나섰다. 하지만 투표율 미달로 개표가 무산되며 시장직을 사퇴했고 한동안 정치판에서 자취를 감췄다.

2016년 돌아와 종로에 출마했지만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1만표 이상 차이로 낙선했다. 지난해 자유한국당 대표에 도전했으나 황교안 대표에게 밀렸다.

그리고 이번 4.15 총선에선 통합당 간판을 달고 광진을에서 정치 복귀 재도전에 나선다. 지역구 선거운동을 시작한 그가 현재로선 고 전 대변인 보다는 한걸음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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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총선 공약 발표회를 진행하고 있다.



◇'문재인의 입'에서 정치한복판으로

고 전 대변인은 2017년 1월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당시 문재인 후보의 대선 경선캠프에 합류해 미디어본부 대변인 역할을 맡아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고 전 대변인은 2017년 4월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유세 현장에서 트럭에 올라 "제 통장엔 출금만 있고 입금은 없다. 나는 시인 남편하고 살고 있다"며 "월급도 받지 않아 가면서 온(캠프합류) 이유는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절박감 때문"이라고 정치 입문 이유를 밝혔다. 이 유세 영상은 조회수 100만을 넘기며 화제가 됐다.

이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 청와대 부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주로 김정숙 여사 일정과 대통령의 외부행사 진행을 도맡았다. 2019년 4월 김의겸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사퇴하자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됐다. 만 39세 젊은 여성 대변인으로 파격 인사였다.

이후 2020년 1월 15일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를 하기까지 약 10개월 간 고 대변인은 문 정부의 얼굴과 목소리를 맡아왔다.

고 전 대변인의 청와대 생활은 남편 조기정 시인의 글로 알려지곤 했다. 조 시인은 블로그에 "대변인으로 두 달 그녀는 전화기와 산다. 밤 12시 넘어서도 어디선가 그녀를 찾는 전화벨이 울린다. 수백 명의 기자, 그들에겐 한 통이 그녀에겐 수백 통", "이미 두 번의 눈수술 경력이 있는 그녀는 지난해 다시 안경을 맞췄다. 그 눈으로 자료를 보고, 뉴스를 모니터 하고, 카톡들을 확인하고, 뉴스를 검색한다. 무한 출몰하는 자료로 드러누운 활자와의 사투"라고 전했다.

고 전 대변인도 이 때 경험을 정치적 경쟁력이라 말한다. 총선 출마 뒤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평가에 "2년 7개월 동안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곁에서 국정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낱낱이 봤던 사람인데 그런 사람조차도 경력이 없다고 한다면 그러면 누가 정치를 할 수 있는 것인가"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고 전 대변인이 출마를 확정지은 서울 광진을은 공교롭게도 그가 총선 출마를 하며 언급한 721번 버스 종점이다. 고 전 대변인이 서울시장 출신 야당 후보를 꺾고 국회 입성한다면, 존재감 있는 초선 의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해진 기자 realse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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