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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봄이 오면 늦으리"…중고차 구입, 3월보단 2월을 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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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중고차는 3월보다 2월에 사는 게 유리하다 /사진출처=매경DB


[세상만車-137] 중고차 가격은 겨울에 소강상태를 보이다 봄이 오면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겨울에는 한파와 폭설로 차를 운전하기 어려운 날씨가 이어지는데다 각종 모임이 많은 연말연초와 설 연휴 등으로 돈 쓸 일이 많아져 차를 사려는 소비 욕구도 떨어진다.

차량 연식이 바뀌고, 신차업계의 가격 인하 프로모션도 진행돼 중고차 가격은 더 하락한다. 겨울을 중고차시장 비수기라 부르는 이유다.

겨울이 지나가기 시작하면 중고차 가격은 기지개를 켠다. 나들이하기 좋은 봄을 맞아 소비 욕구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학생, 사회 초년생, 생애 첫차 구매자 등도 중고차 구입에 적극 나서면서 가격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세를 보이거나 일부 인기 차종은 겨울보다 오히려 오르기도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떨어지는 '중고 법칙'을 거스르는 셈이다. 보합세와 강보합세는 보통 5월까지 이어진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국내 최대 자동차거래 플랫폼인 SK엔카닷컴에 따르면 2월엔 1월보다 중고차 시세(2017년식 기준)가 평균 1.5% 하락했다. 국산차는 평균 1.27% 내렸다. 생애 첫 차로 인기가 높은 기아차 K3는 전월보다 10.59% 하락했다. 수입차는 평균 1.73% 떨어졌다. 20·30대가 선호하는 아우디 A4는 3.86% 하락했다.

SK엔카닷컴은 시세 하락에 대해 설 연휴로 가계지출이 늘어난 데다 쉬는 날도 많아져 소비자들의 중고차 구매 여력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3월부터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시세도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고차 소비자 입장에서는 봄이 시작되는 3월보다는 겨울의 끝자락인 2월에 중고차를 사면 비용을 아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물론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코로나19가 변수로 남아 있지만 봄보다는 겨울이 구매 적기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중고차 구입비 절감 혜택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소비자는 대학생, 사회 초년생 등을 포함한 생애 첫차 구매자다. 이들이 선호하는 경차·준중형세단·소형 SUV가 봄부터 시세 오름세를 주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턱대고 중고차를 사러 갔다가는 오히려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중고차는 품질이 균등한 신차와 달리 기존 소유자의 운전 습관, 운행 지역, 주행거리, 사고 여부 등에 따라 상태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한날한시에 공장에서 같이 출고된 차종이라도 상태, 딜러, 판매 지역, 매물 대수 등 각종 변수에 영향을 받아 가격이 달라진다.

게다가 생애 첫차 구매자 대부분은 자동차를 잘 모르는 '차알못'이다. 이들의 걱정거리는 중고차를 사러 갔다가 오히려 사기를 당하거나 바가지를 쓰는 것이다. 구입 예산에 맞는 차를 선택하는 방법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호객 행위에 놀아나 오히려 더 많은 돈을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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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인증 중고차 전시장 /사진출처=BMW, 벤츠, 렉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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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를 알뜰하고 안전하게 사고 싶다면 우선 예산에 맞는 차의 일반적 특징을 알아둬야 한다. 생애 첫차 구매자들 구입 예산으로 책정하는 가격대는 주로 300만원 이하, 500만원 이하, 800만원 이하, 1000만원 안팎이다.

300만원 이하 차종은 주로 초보 운전자들이 운전 연습용으로 1~2년 정도 사용하기에 좋다. 초보 운전자 시절에는 흠집이 나거나 찌그러져도 부담이 작은 차가 낫기 때문이다.

다만 출고된 지 15년 이상 된 중고차가 많아 겉모습이 그다지 깨끗하지 못하고 사고 경력도 있다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차를 고를 때는 겉모습보다는 차체 결함이나 기능에 이상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구입비 외에 따로 비용을 마련해 타이어, 오일류, 브레이크 등을 점검해야 한다. 유지비와 수리비가 적게 드는 1500㏄ 이하 경차나 소형차가 좋다.

300만~500만원 이하 차종은 신차로 출시된 지 10년 정도 지났다. 경차, 소형차, 준중형차는 10년 이내인 차도 일부 살 수 있다. 요즘 인기가 높은 SUV는 시세가 높게 형성돼 12년 이상 된 모델이 주로 이 가격대에 나온다. 주행거리는 15만㎞ 정도다.

인기 차종 대신 비인기 차종을 선택하면 같은 비용으로 연식이 1~2년 짧은 차를 구입할 수 있다. 여기에 50만원 정도 투입해 품질을 높이면 5년 된 차 부럽지 않은 성능을 갖출 수 있다.

500만~800만원 이하 차종은 주로 출고된 지 5~7년 지난 경차·소형차·준중형차다. 연식이 1~2년 정도 더 지난 중형차나 SUV도 구입할 수 있다.

출고된 지 6년 정도이고 주행거리가 10만㎞ 안팎인 중고차의 경우 소모품을 교환해 주고 점검 등 관리만 잘하면 새 차 부럽지 않게 5년 이상 탈 수 있다.

차를 살 때는 실내 편의장치를 비롯해 ABS, 엔진제어장치 등 전자식 장치에 이상이 없는지, 소모품이 교체됐는지 살펴보는 게 좋다.

800만~1000만원 이하 차종은 잘만 고르면 앞으로 10년 이상 탈 수 있다. 경차는 출고된 지 1~2년, 소형차와 준중형차는 출고된 지 3~6년, 중형차와 SUV는 5~7년 된 차를 살 수 있다. 경차와 소형차는 연식도 짧은 편이기에 큰 사고가 나지 않은 한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명의 이전 비용이 크게 줄어드는 것도 장점이다. 출고된 지 3년 이상 된 차부터 가치가 많이 감가돼 세금 부과 기준이 되는 과표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중형차나 SUV는 출고된 지 6년이 지났으므로 구입한 뒤 전반적으로 차 상태를 점검해주고 소모품도 바꿔주는 게 좋다.

무사고차를 고집할 게 아니라 단순 수리차를 사거나 연식이 1년 정도 더 긴 차를 구입하면 50만~100만원은 쉽게 절약할 수 있다.

이 정도 비용이면 타이어, 벨트류, 오일류, 배터리 등 소모품을 교체할 수 있다. 무사고차나 1년 정도 연식이 짧은 차를 사는 것보다 차 상태가 훨씬 좋아진다.

온·오프라인 중고차 쇼핑몰에서 마음에 드는 차종을 골랐다면 차 품질을 보증해주거나 나중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보상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서류를 꼼꼼히 확인하고 보관해둬야 한다.

구입하려는 차의 자동차등록증과 자동차등록원부를 열람해 소유 관계, 가압류 여부를 파악한다. 매매업체에서 차를 산다면 성능상태 점검기록부를 발급받아둔다. 문제 차를 사더라도 법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라 1개월 또는 2000㎞까지 중고차 성능에 이상이 생길 경우 보상해주도록 규정돼 있다.

보험개발원이 자동차보험 정보를 기반으로 제공하고 있는 자동차이력정보서비스(카히스토리)를 이용하면 차 상태를 좀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단, 카히스토리가 만능이라고 여겨서는 안 된다. 자동차보험으로 처리하지 않은 사고는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특약사항에 "딜러(판매자)가 밝힌 내용에 없는 사고 사실이 밝혀지면 배상한다"는 내용을 넣어두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좀 더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딜러가 별도 약속한 내용도 특약 사항에 기재한다. 딜러와 상담하는 과정을 딜러가 보는 앞에서 스마트폰으로 녹음·녹화해두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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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중고차 품질등급제 /사진제공=현대캐피탈


SK엔카닷컴, 케이카(Kcar), 현대캐피탈, 오토플러스 등 중고차 관련 기업이 품질을 보증·인증해주는 중고차나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직영차를 사면 정보의 비대칭으로 발생하는 '품질 사기 행위'를 차단할 수 있다.

수입 중고차를 살 계획이라면 BMW, 메르세데스-벤츠, 렉서스, 볼보, 재규어 랜드로버 등이 직접 판매하는 인증 중고차를 선택하면 품질 걱정을 덜 수 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보상도 상대적으로 손쉬운 편이다. 단, 국산·수입 인증 중고차나 직영차는 매물이 적기 때문에 원하는 차를 고를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자동차 정비사, 진단평가사 등 자동차 전문가와 함께 중고차를 꼼꼼히 살펴볼 수 있는 중고차 구매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비용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국산차(대형차 제외)는 7만~10만원 수준이다. 국산 대형차와 수입차는 10만원 이상이다.

[최기성 디지털뉴스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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