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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길어지는 '코로나19'발 車산업 생산중단 사태…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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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10일 신종바이러스 코로나여파로 자동차 중국부품 공급이 중단돼 휴업에 들어가면서 평소 혼잡하던 울산 현대자동차 명촌직원주차장이 텅비어 있다. 2020.02.10. bb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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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자동차 산업의 생산중단 사태가 당초 예상에 비해 훨씬 길어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기업활동을 시작한 10일 이후 정상화 수순을 밟는가 싶던 국내 자동차산업이 다시 휘청이고 있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전선부품 '와이어링 하네스' 등의 물량이 부족해지며 공장 재가동에 들어간 현대차가 다시 일부 휴업을 했고, 기아차 일부 공장 역시 휴업기간을 연장했다.

벨로스터와 코나 등을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 1공장은 중국산 전선 부품인 '와이어링 하네스' 부족 문제로 지난 5~12일 가동을 중단했다가 13일 재가동됐지만 18~20일 다시 휴업한다. 인기차종인 GV80과 팰리세이드를 만드는 울산2공장도 21일 하루 동안 휴업한다.

당초 17일까지 휴업할 예정이던 기아자동차 광명 소하리 공장과 광주3공장 역시 가동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소하리공장의 경우 17일까지 휴무를 한 후 공장 가동 재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휴업을 19일까지로 연장했고, 광주3공장은 당초 19일까지 휴업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21일까지로 연장했다.

현재 가동되고 있는 공장 역시 조립할 차량이 없는 상태로 컨베이어벨트가 돌아가는 '공피치'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는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평택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르노삼성 역시 부품 수급 문제로 11~14일 부산공장을 세웠으나 15일부터 생산을 재개한 상태다. 한국지엠의 경우 17~18일 이틀간 부평1공장을 멈춰세운 후 19일 생산을 재개했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정상적인 공장 가동을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완성차 공장에 부품을 공급하는 2, 3차 협력업체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자동차 부품산업은 물론 철강 등 전후방 산업이 모두 경색되고 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코로나19로 인한 현대·기아차의 타격은 경쟁사에 비해 심각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우한지역에 생산공장이 없는데다 이미 중국공장 가동률이 낮아 추가적 손실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산업 밸류체인의 한 축을 담당하던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으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보건위원회에 따르면 19일 0시 기준 중국 본토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7만4185명, 사망자는 2004명으로 집계됐다. 하루만에 확진자는 1749명, 사망자는 136명 각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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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19일 오전 기준 일본 내 확진자는 크루즈선 542명, 전세기로 중국에서 귀국한 사람 13명, 일본 내 감염자 61명 등 616명에 달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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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업체와 부품기업들이 몰려있는 중국은 세계 1위 자동차 생산국이다. 무려 11년째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2571만대로, 세계 생산의 27.6%를 차지했다. 특히 우한은 중국의 '자동차 메카'로 불리는 곳이다. 일본의 닛산, 혼다, 미국의 제네럴모터스(GM), 프랑스 푸조시트로엥(PSA)그룹, 르노 등이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다양한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들도 이곳에 존재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자동차 부품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9.1%였다. 금액으로는 1조8516억원 규모다. 특히 점화용 와이어링 세트와 기타 와이어링 세트(자동차·항공기·선박용) 수입액 19억7600만달러 중 중국산은 86.7%나 됐다.

와이어링하네스 등 중국에서 생산되는 부품들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없는 저부가가치 제품으로, 대부분 우리 중소기업의 중국 공장에서 주로 생산된다. 국내나 동남아 등에 공장을 지을 경우 시간과 돈이 들 뿐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다만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중국의 조업상황이 서서히 좋아지고 있는 만큼 국내나 동남아 등으로 부품 공급처를 바꾸는 것보다 중국 부품공급 정상화를 기다린 후 특근 등으로 생산을 만회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협력사와의 계약관계, 새로 부품 생산라인을 만드는데 소요되는 시간과 자원, 높은 국내 인건비, 동남아 등 비중국 국가의 운송비 등이 모두 문제이기 때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는 18일 '코로나19 사태의 주요국 경제에 대한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가능성은 낮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장기화돼 각국의 중국산 중간재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한국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KIEP은 다만 "최근 언론에서 후베이에서 수입되는 자동차 부품의 수입 지연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으나 중국의 대한국 자동차 부품 수출 중 후베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신속한 통관조치 지원 및 기업들의 적극적인 수입선 전환 노력이 병행됨에 따라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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