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본격 투자 진행
자본시장서 구조조정 ‘모범사례’ 안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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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지난해 결성된 한국성장금융의 기업구조혁신펀드 투자 성과가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 하위펀드들이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투자금을 집행한 이후 구조조정에 성공한 기업들이 속속 배출되며 모범사례로 안착하고 있다.
19일 한국성장금융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5415억원의 모펀드를 기반으로 민간자금을 더해 1조5000억원 규모의 구조혁신펀드가 조성돼 있다. 구체적으로는 블라인드펀드로 1조178억원, 프로젝트펀드로 5083억원이 마련돼 투자가 진행 중이다.
블라인드펀드로서 가장 큰, 3061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한 NH투자증권과 오퍼스PE는 작년 12월 울산 소재 화공약품 제조 중소기업인 홍인화학에 175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1980년에 설립된 홍인화학은 염소를 기초로 한 화학제품을 제조해 정수장과 화학제품회사 등에 판매해 왔다. 2011년부터는 기술개발과 설비투자를 시작해 국내 최초로 반도체 소재인 5N(99.999%) 고순도 염소, 염화수소 양산 능력을 확보했지만 300억원 가량의 투자비와 고정비 부담이 가중돼 2015년 워크아웃을 개시했다.
홍인화학은 이번 구조혁신펀드 투자로 채권금융기관 차입금 119억원을 갚고 신규 운전자금으로 56억원을 확보했다. 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졸업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수주를 재개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진 상태다. 오퍼스PE 관계자는 “사업 확장 과정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다 어렵게 된 기업을 정상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라며 “최근 이슈가 된 소재 국산화 측면에서도 뜻깊은 투자 건”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 전문 하우스로 꼽히는 큐캐피탈파트너스와 우리PE는 작년 12월 구조혁신펀드를 통해 스타마케팅 전문업체인 스타콜라보에 150억원을 투자했다. 스타콜라보는 유명 연예인과 중소기업 제품 협업을 중개하는 업체로 홈쇼핑 등에서 매출을 일으켜 왔지만, 다량의 재고 발생과 지속적 영업손실로 2018년 법인회생을 개시했다.
투자금 중 15억원을 회생채무 변제에 사용한 스타콜라보는 올 1월 법인회생을 조기졸업했다. 추가 운전자금으로 배정된 15억원을 제외하고 120억원 가량은 유통 네트워크 시너지 강화를 위한 M&A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큐캐피탈 관계자는 “구조혁신펀드가 아니었다면 투자를 검토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우리나라 구조조정 체계가 법정관리와 워크아웃 양대 체제인데, 구조혁신펀드는 자본시장에서 이를 해결해보고자 하는 시도라 의미가 크다”고 자평했다.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키스톤PE가 지난해 11월 1000억원 규모로 결성한 블라인드펀드는 결성 직후 12월 총 70억원의 투자금을 조선기자재 중소기업인 우리공업에 집행했다.
우리공업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 등 대형 조선사의 협력업체로 기술력을 인정받아 왔지만 조선업 수주 부진 여파로 2018년 법인회생에 이르렀다. 투자금 70억원 전부는 회생채무 변제에 투입돼 지난 1월 법인회생을 조기졸업했고, 현재는 추가 수주활동을 통한 턴어라운드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성장금융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임에도 사업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은행권의 도움을 받기 어려웠던 조선기자재업종에 대해 구조혁신펀드가 선제적 구조조정 투자를 집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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