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2월 16일)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16일 보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공개한 것으로, 김 위원장과 수행 간부들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은 외부적으로 자강제일주의, 국산화 장려정책 등 폐쇄·고립주의를 내세우고 있지만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개혁, 개방을 위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BOK경제연구 '북한 경제연구로 분석한 경제정책 변화: 텍스트 마이닝 접근법' 보고서에 따르면 2012~2018년 김정은 체제로 접어들면서 북한의 경제정책은 성장과 실리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1988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북한 학술지 '경제연구'에 게재된 논문 2757건 중 통치자별 경제정책의 특징이 나타나는지 여부를 점검했다. 이를 토대로 텍스트로부터 주제를 추출하는 토픽모형을 이용해 통치자 시기별 관심 주제의 변화를 분석했다.
'경제연구' 게재 논문의 제목은 유사도에 따라 크게 ▲김일성 및 김정일 초기(1998~1998년) ▲김정일(1999~2010년) ▲김정은(2011~2018년) 등으로 군집화가 이뤄졌다.
김일성 집권 시기에는 기술, 농촌, 농업, 공업, 노동 등의 주제와 자본주의 체제 비판에 대한 주제가 높은 확률로 추출됐다. 당시 북한의 경제 정책은 농업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노동생산성(기술)에 기반한 공업화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추진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일 집권 시기에도 기술에 대한 빈도가 높고 자본주의, 과학, 정보, 관리, 국가, 현대, 강국, 산업, 기업, 공업, 국제 등 다양한 주제어가 나타났다. 급성장하는 남한과의 경쟁구도 속에 사회주의 체제 선전을 위해 자본주의 체제를 비판하는 논문의 수가 많았다.
특히 자본주의 체제의 비판과 동시에 국제자본 시장의 발전, 무역량 증대 등 경제여건 속에 현대적인 경영학, 경제학적 관리방법론을 적극 도입해 사회주의 경제 발전을 도모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논문 제목 연도별 군집화. /한국은행 |
반면 김정은 시기에는 자본주의 체제 비판에 대한 논문의 비중이 크게 감소했다. 해외은행 제도, 화폐유통과 환율, 무역이론, 국제화 시대의 경쟁력 등 다양하고 폭넓은 주제가 다뤄졌다. 생산, 지식, 기술, 강국, 정보, 과학 등의 주제어 빈도도 높아졌다. 또 자본시장 개방과 환율, 무역시장 개방 등 개혁개방과 관련된 주제가 빈번히 등장했다.
보고서는 "김정은 체제의 북한이 사회주의 경제강국 건설을 위한 경제 사업에서 '국가의 전략관리라'는 원칙을 고수하지만 내부 경제발전 동력의 한계, 경제제재, 대(對)중국 의존도 심화 등에 대한 대안으로 개혁개방과 국제 시장으로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정은 체제의 북한은 핵경제병진노선의 종료와 함께 2016년 선언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대로 지식경제, 새 세기 산업혁명, 기업관리 효율화, 국제무역시장 진출 등 경제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희주 기자 hj89@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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