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채비율 351%, 전년비 107%p 상승
일본 불매운동·홍콩 사태…사상 최악 업황 원인
코로나19까지 덮쳐 올해 턴어라운드 어려워
완전자본잠식 이스타항공 인수, 득 아닌 독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철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제주항공이 2010년 이후 첫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감소와 재무상태 악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탓이다.
일본 불매운동 영향 등 사상 최악의 업황을 겪고 있는데다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올해 턴어라운드가 불확실하다. 제주항공 뿐 아니라 이스타항공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는 독이 될 것이란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19일 M&A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강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여러 정황상 이스타항공 인수 철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번 주 안으로 인수 철회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18일 이스타홀딩스와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주식매매계약(SPA) 시기를 두 번이나 연기하면서 인수 철회가 아닌 실사 과정 장기화라는 입장을 보여 왔다.
제주항공의 지난해 말 부채총계는 전년보다 76% 증가한 1조1424억원을 기록했다. 자본총계는 같은 기간 15% 감소한 3251억원을 기록하면서 부채비율이 351%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107%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스타항공의 인수가격은 약 700억원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353억원의 현금성자산을 확보하고 있어 재무적투자자(FI) 없이 단독 인수도 가능하다. 문제는 인수를 위한 현금 소진이, 이미 악화된 재무 상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점이다.
이스타항공은 LCC 1위인 제주항공보다 업황 부진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2018년 자본잠식상태에 빠져있던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완전자본잠식에 이른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는 득이 아닌 독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발표할 당시에도 실적 악화에 시달렸다. 지난해 영업적자 329억원, 순손실 341억원을 기록하는 등 거의 10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일본 불매운동, 홍콩 사태 등 연달아 발생한 악재가 원인이다.
그러나 2005년 설립된 제주항공은 약 5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수많은 위기에도 성장을 이어온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스타항공 인수를 결단했다. 특히 LCC 1위 자리에 오르기까지 철저한 수익성 개선 전략을 추진한 것으로 유명하다.
IB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은 아직까진 이스타항공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인수 철회를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양사의 노선은 거의 중복돼 현재의 불황 타격이 두 배로 전달되는 등 인수 후 시너지도 어렵다”고 말했다.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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