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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비상경제시국'이냐, '부동산투기와의 전쟁'이냐…한은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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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다음주 금통위…기준금리 결정

대통령 발언에 금리인하 기대감 다시 커져

금리 또 내리자니 급등한 부동산 가격 고민

코로나19로 위축된 소비, 금리인하가 해답 될지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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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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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비상경제시국'이냐,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냐."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두고 '비상경제시국'을 선포하면서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이용하는 특단의 대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라고 언급한 만큼, 한은 역시 금리인하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어서다. 특히 한은 집행간부들은 내부적으로 금리인하로 코로나19 피해규모를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고,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이미 매파적 발언을 내놓은 터라 난감한 상황이다.


19일 교보증권은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한국은행이 2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경제 심리 위축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정부도 경기 방어에 좀 더 적극적인 액션이 필요함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이어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00%로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까지 시간이 필요한 점을 고려하면 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면서 시장도 한은의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전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4.0bp 내린 1.270%, 10년물은 6.0bp 하락한 1.555%에 거래됐다. 지난 14일 이 총재가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한 후 "기준금리 인하는 부작용도 있어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말하자 1.33%까지 올랐던 3년물 금리가 다시 하락한 것이다.


그러나 한은이 코로나19 영향만을 고려해 금리를 내리기도 어렵다. 코로나19가 우리 경제에 타격을 입힐 것이란 점은 분명해졌지만, 과연 선제적 금리인하로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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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설 연휴께부터 현재까지 가장 타격을 입은 부분은 소비다. 영화관·마트·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뚜렷하게 소비 위축이 확인되고 있다. 다만 여전히 신종 코로나가 확산 추세인 상황에서 금리를 내린다고 해서 오프라인 소비가 늘어날지는 미지수다. 한 한은 관계자는 "경제위축이 아닌 질병이 원인인 상황에서 금리인하로 오프라인 소비를 촉진시키고, 사람들이 안 잡던 모임을 잡게 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며 "특히 신종 코로나 때문에 안 먹었던 것을 코로나 사태가 종결된다고 해서 두 배로 먹을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금리인하로 소비를 촉진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저금리 기조로 오를 대로 오른 부동산 가격도 문제다. 정부는 '부동산 투기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연일 주택시장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19번째 부동산대책도 이르면 20일 발표된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하는 주택가격을 끌어올릴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승호 국회예정처 경제분석관은 "금리 요인만으로 집값이 오른 것은 아니지만 주효한 원인"이라며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방에 비해 더 큰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내렸다가 집값만 올리는 결과를 낳게 되면 그 비난이 한은으로 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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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가 이미 실효하한에 가깝게 도달해 있다는 점도 한은에게는 부담이다. 한은은 공식적으로 추가 금리인하 여력이 있다고 밝혀왔지만 현실적으로 실효하한에 대한 고민이 있다. 실효하한은 통화정책이 유효한 금리 하한선으로, 시장에선 실효하한을 0.75~1.00%로 잡고 있다. 기축통화국이 아닌 국가로서 실효하한은 기축통화국보다는 더 높게 운용해야 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쉽게 금리를 내리긴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은은 연초 회복 기미를 보이던 한국의 수출이 다시 꺾일 것인지 여부, 소비자·기업 심리지표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수출이 1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이번주까지 한은 조사국은 코로나19 경제영향 분석을 마무리 할 계획이다. 한은은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 결정에 나선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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