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8 (금)

AI로 北경제 분석해보니…“겉으로만 고립, 안에선 개혁·개방 추진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2월 16일)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16일 보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사진으로, 검은색의 긴 가죽 재킷을 입은 김 위원장의 모습.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통치하고 있는 현 북한의 경제는 외부적으론 자강제일주의, 국산화 장려정책 등 폐쇄·고립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것 같지만 내부적으론 개혁, 개방을 위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은(조사국 김수현 과장, 손욱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은 19일 ‘북한 〈경제연구〉로 분석한 경제정책 변화: 텍스트 마이닝 접근법’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북한 연구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 등 인공지능 기법을 활용해 북한 문헌에서 유추할 수 있는 북한 최고통치자의 정책적 관심사 및 노선의 변화 등을 분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지난 1988~2018년 중 북한 학술지 ‘경제연구’에 게재된 총 2757건의 논문 제목에 통치자별 경제정책의 특징이 나타나는 여부를 점검, 통치자 시기별 논문 주제의 특징 파악을 위해 논문 제목의 유사도가 높은 연도끼리 군집화했다.

통치자 시기별 관심 주제의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텍스트로부터 주제를 추출하는 토픽 모형을 이용, 시기별 논문 주제 분포의 변화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해당 기간 중 논문의 제목은 유사도에 따라 세 기간으로 군집화됐고 이는 통치자별 집권 시기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1기는 주로 김일성 시기(1988~1994년)와 김정일 초기(1995~1998년)에 해당된다. 이는 김정일이 집권 초기엔 경제정책에 큰 변화없이 김일성의 정책방향을 답습하였음을 시사한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2기는 김정일 시기로서 전기(1995~2005년)엔 체제 몰락위기에 처한 북한이 시장화를 수용했으며, 후기(2006~2011년)는 지나친 시장화를 경계하고 억제하던 시기로 나타났다.

3기는 김정은 시기에 해당되는데, 전기(2012~2016년)는 시장경제를 적극 수용하며 수출입이 크게 증대됐다. 후기인 2017~2018년은 UN 안보리 대북제재 심화로 역성장을 겪은 구간으로 파악됐다.

김수현 과장은 “김일성 시기에는 농업, 자본주의 체제비판 등의 주제가 높은 확률도 추출되며, 김정일 시기에는 자본주의 비판, 식민지 침탈, 생산력 증대 등의 주제가 주로 추출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시기에는 해외은행제도, 화폐유통과 환율, 무역이론 국제화 시대의 경쟁력 등 다양하고 폭넓은 주제를 다루며 개혁과 개방을 위한 이론적, 실증적 기초 연구가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북한 관련 기초 연구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인공지능 분석 기법을 활용할 경우 문헌의 텍스트 자료로부터 북한 최고지도자의 정책적 관심사, 북한의 경제정책 방향 등에 대한 유의미한 진단이 가능하다”며 “표본이 ‘경제연구’ 제목만으로 구성되어 그 크기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머신러닝을 통한 분류의 정확도가 높아 통치자 시기별로 논문 제목의 주제별 특성이 뚜렷하고 구분됐다”고 설명했다.

gil@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