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기 둔화 속에서 3대 지방은행 실적 성장
비이자와 해외수익이 이자마진 축소 상쇄해
지역기반형 금융기능 약화는 불가피할 듯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 DGB, JB 3대 지방금융지주의 작년 순이익은 1조2682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해 평균 9%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규모의 차이는 나지만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이 5%가량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꽤 괜찮은 실적이다.
특히 JB금융지주는 순이익이 41.6% 급증하면서 올해 DGB를 제치고 순익 기준으로 2위로 부상할 정도로 실적이 좋아졌다. BNK 역시 순이익이 11.3% 증가했다. DGB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274억원으로 전년 대비 14.6%(561억원) 감소하며 다소 부진했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사연이 있다. 지난 2018년 하이투자증권 인수 관련해 염가매수차익(과소지급액) 약 1600억원이 반영되며 당시 실적이 워낙 좋아진 ‘착시효과’가 반영됐다는 게 DGB금융 내부의 인식이다. 작년 경상적인 이익은 오히려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주력 계열사인 지방은행의 성과도 나쁘지 않다. 부산, 대구, 전북은행의 작년 순이익 합계는 7666억원으로 전년대비 12.4%나 증가했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
지역 경기 나쁘지만 비이자 수익·해외사업으로 메워
3대 지방 금융지주의 주력 사업장은 영·호남 대도시권과 산업벨트다. 이 지역은 자동차나 조선, 철강 산업 등의 기반산업이 몰려 있는 곳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과의 경쟁에 밀려 성장세가 꺾인 곳들이다. 특히 조선과 조선 기자재, 자동차 부품 중소기업이 많은 거제와 목포, 군산 등지는 경기둔화의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공장이 어려움을 겪다 보니 주변 자영업자도 흔들리고 지역 부동산 경기도 가라 앉았다. 최근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마저 터지며 자영업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은행의 전통적 수익원인 이자수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지방 금융지주 실적이 좋아진 것은 비이자와 해외 사업에서 벌어들인 돈이 은행의 전통적 수익원인 이자이익의 구멍을 메웠기 때문이다.
BNK의 경우 이자이익이 전년대비 6.7% 줄었지만, 수수료수익은 20.8%나 늘었다. DGB 역시 비은행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 DGB캐피탈은 각각 849억원, 27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DGB관계자는 “앞으로 비은행 계열사들의 이익 기여도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특히 JB금융은 해외에서 쏠쏠한 수익을 올렸다. 손자회사인 프놈펜상업은행(PPCBank)은 전년대비 40.5% 증가한 20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인수한 지 3년 만에 그룹 순이익의 5.7%를 차지할 정도까지 성장한 것이다. 아울러 3대 지방금융지주 모두 대손상각 규모가 줄었고 판매관리비를 포함한 비용관리에 공을 들였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과 자동차 산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지역경제가 휘청였고 지방은행의 실적도 좋지 않았다”면서 “해외 사업장을 개척하고 비이자 수익 비중을 늘린 은행을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역 기반 더 약화 ‘딜레마’
지방금융지주가 비이자부문을 강화하고 해외로 눈을 돌릴수록 현지 금융기반은 약화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미 자본력으로 무장한 시중은행이 과거 지방은행의 독점적 영역이던 지자체 금고나 우량기업 등을 공략하면서 지역에서의 입지도 급격히 쪼그라들고 있다. 탈지방화에 따른 수도권 집중화와 인구 노령화 탓에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지방은행은 선택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방은행은 수도권이나 해외로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라며 “생존을 위해 기반인 지역을 벗어나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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