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등 화학株, 실적부진에 배당감소 1~3위 차지
지난해 호실적 낸 IT·5G 종목들은 배당 늘려
"당장 배당 늘려도 이익변동성 크면 다시 줄일 가능성도"
다만 증권가에선 당장 배당금을 늘린 회사라고 하더라도 앞으로의 지속성 여부는 확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기변동성이 심한 업종일 경우 향후에 다시 배당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당투자를 할 때에도 업종 특성을 살펴서 종목을 고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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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재株 경기불황에 배당 큰 폭 축소…보험株도 ‘넉다운’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를 통틀어 시가총액 상위 200개 종목 중에 27개 종목이 직전년도 대비 배당금을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200개 종목 중에 현재까지 배당금을 발표한 117개 종목 외에 다른 종목들은 전년과 배당금이 같다고 가정했다.
종목의 면면들을 보면 대부분 소재나 보험 업종들의 배당금이 대폭 감소했다. 특히 화학업종의 배당금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LG화학(051910)은 지난해 배당금을 1536억원 지급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전년 대비 67%나 감소한 쇼크수준이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업황이 부진, 영업이익이 직전년도 대비 60.12%나 감소한 탓이다. 같은 이유로 SK이노베이션(096770) 역시 직전년도 대비 배당금이 63% 쪼그라든 2647억원을 지급하기로 했고, SKC코오롱PI(178920) 또한 같은 기간 배당금을 62%나 줄여 93억원만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200개 종목 중에서 배당금이 가장 많이 쪼그라든 종목의 1·2·3위가 모두 화학업종인 셈이다.
보험업종 역시 배당금 축소폭이 두드러졌다. 위험손해율(보험료에서 사업비용을 빼고 보험 가입자에게 지급하는 보험금의 비중)이 상승하면서 영업익이 악화, 배당금을 줄였기 때문이다. 삼성화재(000810)는 배당금을 직전연도 대비 26%나 줄였고, DB손해보험(005830)은 25%, 현대해상(001450)과 오렌지라이프도 각각 22%, 21%씩 줄였다. 이들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직전년도 대비 6.2~41.39%까지 줄어든 바 있다.
이밖에 실적이 악화된 경기민감업종도 줄줄이 배당금을 내렸다. 2018년엔 배당금 1조원을 넘겼던 SK하이닉스(000660)도 지난해엔 33%나 줄인 6840억원에 그쳤고, 에스에프에이(056190) 역시 17%나 배당을 줄였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원래 배당은 투자자와의 신뢰 문제라서 한 번 늘리면 다시 줄이기 어려운데 한국은 경기에 민감한 종목이 많다 보니 그런 종목들을 중심으로 배당이 줄었다”며 “LG화학 같은 종목도 예전에야 전통적 배당주라고 불렸겠지만 전통적 배당주라는 개념 자체를 제고해볼 때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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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당 늘린 IT·5G株 눈에 띄어…“배당 지속성은 고려해야”
한편 200개 종목 중 52개 종목은 직전년도 대비 배당금을 늘렸다(직전년도 배당 정보 없는 상장사 제외). 미용기기를 판매하는 클래시스(214150)가 9억원에서 30억원으로 241%나 늘려서 가장 많이 늘린 종목이었고, 이어 삼양식품(003230)이 30억원에서 60억원으로 딱 두 배 늘렸다.
배당금을 늘린 회사는 주로 지난해 호실적을 낸 종목들이었다. 파운드리 기업 DB하이텍(000990)이 40%나 늘렸고, 삼성에스디에스(018260)도 20% 확대했다.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 관련주로 주목을 받은 솔브레인(036830)도 13% 늘렸다. 모두 전년 대비 실적이 증가한 곳들이다.
지난 한 해 5G 상용화 기대감으로 주목을 받았던 통신장비 종목들도 배당금을 올렸다. RFHIC(218410)는 6% 늘렸고, 시총상위 200위 밖에선 오이솔루션(138080)이 무려 357%나 늘린 42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이들이 당장 배당을 늘렸다고 하더라도 무작정 배당투자에 나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익의 지속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005930) 같은 경우는 이익변동성이 있긴 해도 돈을 꾸준히 버는 업종이라 상관없지만 이를 제외한 IT나 5G 등 업종은 이익변동성이 커서 올해 배당을 늘렸다고 하더라도 안정적으로 배당을 줄 수 있을지 여부는 확신하기 어렵다”며 “기관들의 배당에 대한 관심 등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배당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나 업종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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