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1 (토)

[레이더P] ‘민주당의 착각과 오만`이란 책을 다시 들춰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개혁을 위한 완벽한 기회였다. 사회 분위기도 한껏 무르익었다. 그러나 결과는 사실상 실패에 가까웠다."

"우리가 운전석에 앉힌 영웅은 방향을 바꾸라는 내비게이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경고등이 점멸하고 엔진룸에서 심상치 않은 소리가 들려와도 자동차를 세우고 확인하지 않았다."

어떤 이는 가슴이 철렁하고, 다른 이는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말이다. 이 말은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나온 것이다. '민주당의 착각과 오만'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도 소개된 미국 언론인이자 역사학자 토머스 프랭크가 쓴 책의 서문에 나오는 글이다. 우리나라 정치는 어떨까.

매일경제

토머스 프랭크 지음. 고기탁 옮김.2016년 대선에서 패배한 미국 민주당의 실패를 분석한 책.열린책들 펴냄



총선에서 국민은 무엇을 평가할까

"총선은 누가 뭐라 해도 문재인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다. 국민은 무엇을 평가할까?"

"경제다. 특히 젊은 세대 불만이 크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코로나19 영향은?"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감 못지않게 경제적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이번 총선에 큰 변수가 될 것 같다."

얼마 전 여의도에서 잔뼈가 굵은 신문 정치부 기자, 여당 보좌관, 여당 당직자 출신 등 세 명이 만나 나눈 대화다. 판세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민주당이 비례대표를 5~7석 얻을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였지만 지역구 예상 의석은 달랐다. 정치부 기자는 120석, 보좌관은 115석, 당직자 출신은 130석을 내다봤다. 수도권 일부와 부산·경남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그러나 경제 문제가 민주당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었다.

매일경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권심판론이 커진 배경

지난 14일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총선에서 여당 승리해야' 43%, '야당 승리해야' 45%로 나타났다. 줄곧 앞서가던 '정권안정론'이 처음으로 '정권심판론'과 비슷하게 됐다.

중도층 지지가 약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다. 그럼 중도층은 왜 이반하고 있는 걸까. 경제 문제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정권심판론에 기름을 붓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조국 정국과 검찰개혁이라는 거대 정치 이슈에 가려져 잠복해 있다가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서민경제가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경제 문제 휘발성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서민경제뿐만 아니라 대기업 공장까지 멈추는 등 경제 전반이 타격을 받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문재인 대통령이 연일 현장 방문에 나서고 지난 13일에는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며 "대기업이 앞장서주니 더욱 든든하다"고 칭찬까지 하는 등 사태를 진정시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빈약한 공약에 오만 태도 논란까지

그러면 여권 인식은 과연 절박한가. 60세 이상 노인 일자리 증가가 대부분인 고용 증가 지표를 내세우다 곳곳에서 비난 공세를 받고 있다.

경제 공약은 빈약하다. 민주당은 최근 △무료 와이파이 전국화 △벤처 4대 강국 실현 △청년·신혼주택 10만가구 등 공약을 발표했다. 대선 등 기존 공약을 재탕·삼탕하고 있다는 비판, 인기영합성 공약만 내놓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오만' 논란까지 휘말렸다. 민주당이 비판적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와 이를 게재한 신문을 고발했다가 "오만하다"는 여론이 일자 취하하는 소동이었다. 민주당 태도에 대한 비판이 컸다.

기자·보좌관·당직자 출신이 만난 자리에선 이런 말도 나왔다.

"총선 결과를 좌우하는 변수는 경제 문제가 1순위이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과정에서 제기된 '문재인정부는 공정하느냐'는 문제가 2순위 아닐까?"

총선에서 유권자는 경제와 공정이란 측면에서 여당을 평가할 것이란 의미다.

[김희경 객원기자/더하기정치전략연구소장]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