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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열풍에 정치권이 앞다퉈 숟가락 얹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5번째 총선 공약으로 문화산업 지원을 내걸었고, 봉 감독의 고향 대구에선 현역의원부터 예비후보까지 관련 공약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봉준호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으로 문화산업에 국민적 관심이 쏠린데에 따른 '생색내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민주당은 '문화 예술 1등 국가'를 실현하겠다며 문화예술인 지원, 국민 문화생활 장려, 콘텐츠산업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공약을 발표했다. 그러나 다수의 공약이 기존 정부 정책과 유사하거나 실현가능성이 낮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문화예술인을 위한 고용안전망 확대는 이미 정부가 실행 중인 공약이다. 문화예술인을 위한 실업보험제도를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이미 정부가 2017년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 100대 과제에 일자리 안전망 과제에 포함된 상황이다.
첫 주민등록 발급자인에게 5만원 상당의 '성인 첫 출발 예술사랑 카드'를 발급해 문화예술 체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지만, 이 역시 현재 시행 중인 유사한 정책을 변주한 형태다. 정부는 2016년부터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연 9만원 상당의 '문화누리카드'를 제공해오고 있다. 비슷한 정책을 첫 주민등록 발급자인 만 17세에게도 제공한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1회성 정책이라는 측면에서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화발전기금 연간 100억 원씩 500억 원을 확충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그러나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은 한 해 영화발전기금이 1000억 원인 점을 고려하면 연간 100억 원은 그리 큰 규모는 아니라는 반응이다.
민주당은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수상 등에 따른 한국 영화의 세계 시장 진출 가속을 뒷받침하기 위해 '국립영화박물관' 건립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고향인 대구지역은 더 뜨겁다. 대구 달서병 총선 예비후보인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에 들어설 대구시 신청사 옆에 '봉준호 영화박물관'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강 의원은 "봉 감독은 대구 출신으로 대구의 자랑"이라며 "아카데미 수상을 계기로 영화박물관을 설립해 문화예술 도시 대구의 아이콘으로 살리겠다"고 강조했다. 대구 중남구가 지역구인 곽상도 자유한국당도 의원도 "대구 남구 출신 봉 감독의 오스카상 수상을 축하한다"며 "남구에 영화관 등 문화시설 확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봉 감독이 태어난 지역의 총선 예비 후보들도 공약 발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장원용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는 "봉준호 감독은 대명5동에 있는 남도초교를 다녔다"며 "봉 감독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관을 건립하고 남도초교 인근 대명2공원을 '봉준호 공원'으로 개명하겠다"고 공약했다. 배영식 한국당 예비후보도 "봉준호 생가터 복원을 비롯해 봉준호 영화의 거리를 조성하겠다"며 "그가 태어나 성장한 남구 생가터 주변지역을 '봉준호 영화문화 거리'로 지정하겠다"고 공약했다.
도건우 한국당 예비후보도 "봉준호 명예의 전당을 비롯해 영화박물관, 봉준호 아카데미 등을 유치해 '봉준호 타운'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봉 감독은 1969년 대구 남구 봉덕동에서 태어나 대명 9동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남도초등학교 3학년까지 다니다 서울로 전학을 갔다.
[이석희 기자 /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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