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와 귀국후 첫 언론 인터뷰
오렌지색 니트 입고… 안철수 국민당(가칭) 창당준비위원장이 1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사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당색인 오렌지색 니트를 입은 안 위원장은 “나는 2012년 대선 때부터 계속 직진하려 하는데 ‘좌회전하라’ ‘우회전하라’ 비트는 걸 꿋꿋이 버텨내고 있다”며 보수통합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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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호소하겠다.”
정치 입문 후 네 번째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국민당(가칭) 안철수 창당준비위원장은 1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사무실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창당을 준비하는 심경을 이렇게 토로했다. 그가 지난달 19일 미국에서 귀국한 이후 언론과 가진 첫 인터뷰다. 안 위원장은 자유한국당, 새로운보수당이 진행하는 통합 논의에 참여할 의사에 대해선 “총선에서 보수 세력과 통합, 선거연대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엔 국민당이다. 안 위원장이 이전에 만들었던 당과는 뭐가 다른 것인가.
“작지만 큰 정당이 목표다. 지금껏 한국에 없었던 정당의 모습이 구체화되고 있다. 정당의 규모와 국고보조금을 절반으로 줄이되, 사안별로 외부 전문가집단과 정보를 공유하고 대책을 세우는 모바일 기반의 이슈크라시(Issue-cracy), 커리어크라시(career-cracy)가 가능한 모델을 이번 주 내로 보여주겠다.”
―여러 차례의 실패에도 다시 정치에 나선 이유는 뭔가.
“외국에서 보니 한국은 내전 상태였다. 다른 나라들은 얼마나 빨리 달려가는지 모르는 채 (양 진영이) 서로 치고받으면서 거꾸로만 가고 있다. 이대로 두면 어떤 파국이 닥칠지 너무 두렵다. 특히 좌파 운동권에 대한 정체를 저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만든)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2015년 말에 민낯을 보고 이미 알았다. 2017년엔 ‘문 대통령이 집권하면 국민 세금으로 자기 세력을 먹여 살리고, 국민을 반으로 나눠 적폐로 몰아 5년 내내 나라가 시끄러울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지금 ‘안철수의 예언’이라며 화제가 된다고 한다.”
―양당 기득권 정치, 진영정치 타파를 특히 강조하는데….
“문재인 정권과 박근혜 정권은 공통점이 많다. 자기 세력의 사익 추구, 진영논리, 국가주의…. 특히 문재인 정권은 왕조 시대로 가는 것 같다. 왕 밑에 국회, 법원, 검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까지 두려고 한다. 국민이 이미지 조작과 가짜뉴스 생산에 능한 정치세력에게 속았다.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은 박근혜 정부 때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과 비교가 안 된다.”
―앞으로 어떤 지지율과 어떤 정치 상황에도 보수통합에 참여하지 않을 것인가.
“그렇다. 불가하다. 선거연대도 생각이 없다.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이 일대일 구도를 만든다면 ‘신적폐’ 대 ‘구적폐’가 돼버려 민주당이 이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무당층이 20%대에서 30%대로 늘었다. 이들이 절대로 한국당을 안 찍고, 지금의 한국당으론 안 된다. 혁신 경쟁을 하는 게 야권의 파이를 키우는 유일한 길이다. ‘뿌리’ 없이 한국당에 들어가서 바꾸는 건 안 된다는 걸 민주당을 바꿔보려 한 경험에서 안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도 결국 통합을 택했다. 현역 의원이 적으면 기호 10번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
“워낙 신중한 분인데, 얼마나 고민을 했겠나. 우리는 (유 의원과 달리) 진영정치를 넘어 실용정치가 자리 잡도록 꿋꿋이 갈 것이다. 기호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동지들이 있으니까 어떤 어려움도 돌파할 수 있다. 전국 모든 곳에 후보를 낼 생각은 없다. 저희 기준에 맞는 분을 (공천하는 게) 목표지, 양적 숫자를 채우겠다는 생각은 없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신당 지지율이 3%대였는데….
“겸허하게 받아들이지만, 아직 저희가 가고자 하는 뜻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했다. 귀국한 지 3주밖에 안 됐다.”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나.
“지금 제 머릿속에는 총선밖에 없다. 총선 불출마도 진심을 보여줄 방법이라고 생각해 결정했다. 1%라도 진정성을 담기 위해 제 것을 챙기는 건 맞지 않다. 최선을 다해 호소하고,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해 제가 사라지더라도 저 다음 이 길을 걷는 사람에게는 분명 저보단 편한 길이 될 것이다.”
최고야 best@donga.com·김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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