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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물의` 빚은 여권 인사들 총선 출마·지원, 염치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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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정봉주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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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공직후보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9일 총선 출마를 선언한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해 예비후보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공관위는 "정 전 의원이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1심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바 있어 다각적인 논의를 진행해왔다"면서 "국민적 눈높이와 기대를 우선하는 공당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부적격 판정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 전 의원은 앞으로 당의 결정에 승복해 불출마하거나, 무소속 출마를 강행해야 하는 두가지 선택지에 놓이게 됐다.

그는 4월 총선에서 같은 당 금태섭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 출마를 선언했었다.

민주당은 '울산시장 선거개입'의혹에 연루돼 공직선거법위반혐의로 기소된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해서도 후보 적격 여부를 결론내지 않고 있다.

진성준 후보자검증위원회 간사는 "송 전 부시장의 출마 동기와 배경, 수사 상황 등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했으나 적격 여부를 결정하는데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송 전 부시장은 검찰 수사로 울산시 인사위원회로부터 직권면직처분을 받자, 민주당에 복당한 뒤 지난 6일 울산 남구갑 선거구에 출마하기 위해 예비후보등록을 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경우 정 전 의원, 송 전 부시장과 달리 오히려 여당으로부터 적극적인 총선 러브콜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임 전 실장이 586의 대표주자로서 인지도가 높은 점을 감안해 서울 광진을이나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등의 출마를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임 전 실장이 출마하지 않더라도 고향(전남 장흥)인 호남권의 선대위원장을 맡아 바람을 일으켜주기를 바라고 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성추행 의혹이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여권 인사들이 자신들의 허물과 잘못을 부끄러워하고 반성하기 보다, 당장 4월 총선에서 국민을 대표하는 '선량'으로 나서 표를 구걸하려는 것은 너무 염치없는 행동이다.

이것은 공정과 정의를 바라는 국민들의 정서에 어긋나는 짓이고, 정치 쇄신과 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를 짓밟는 행태이기도 하다.

물론 당사자들로선 억울해할지도 모른다.

정 전 의원은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임 전실장과 송 전 부시장의 경우 검찰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수사를 '기획·표적수사'라며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전 의원은 인터넷언론인 프레시안이 2018년3월 "정 전 의원이 2011년 12월 23일 기자 지망생이던 A씨를 호텔에서 끌어안고 입을 맞추려 했다"고 보도할 당시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언론사 등을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했다가, 호텔에서 결제한 카드 사용내역이 나오자 고소를 취하하고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결정적인 증거가 드러나자 언행을 바꾸는 표리부동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이 사건의 항소심에서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은 일반 범죄와는 차원이 다른 성격의 사건이다.

검찰의 공소장에 기재된 것처럼, 임 전 실장의 청와대 비서실 8개 조직과 송 전 부시장 등이 대통령 친구인 송철호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면, 이것은 대한민국 법치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중대 범죄이자 반폭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에 연루된 임 전 실장과 송 전 부시장의 총선 출마나 지원은 당연히 "검찰 수사에 대한 방패막이용"이라는 세간의 의구심을 불러올 수 밖에 없다.

임 전 실장은 이런 점을 감안한 듯, 여당의 권유를 계속 고사하고 있다고 하는데 바람직한 처사다.

채근담에선 "인정은 변하기 쉽고 세상살이는 험난하다"며 "일이 순탄치못할 때에는 반드시 한걸음 물러나는 이치를 알아야 한다"고 했다.

온갖 의혹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여권 인사들은 이제라도 욕심을 버리고, 공직자로서 스스로를 냉철하게 돌아보는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할 때다.

[박정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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