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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값진 勝戰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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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 제1국<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커제 九단 / 黑 신진서 九단

조선일보

〈총보〉(1~195)=커제는 현재 세계 바둑 최정상 그룹에서 메이저 타이틀(7회)을 가장 많이 따낸 기사다. 인구 14억의 거대 대륙 랭킹 1위 자리는 수년째 그의 독점물이다. 이런 커제를 한국 19세 소년이 꺾고 결승에 도약했다. 통산 2승 7패, 최근까지 내리 6연패로 시달리던 고통을 되돌려준 통쾌한 승리다. 신진서는 더 이상 2000년대 이후 출생자 중에서만 세계 최강자가 아니다.

내용도 완벽했다. 67의 하변 삭감으로 시작해 88부터 상중앙 평원에서 펼쳐진 전투를 모두 흑이 주도했다. 특히 주목할 것은 평소와 달리 실수나 경솔함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우세를 잡은 뒤에도 적절히 시간을 쓰면서 실착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1인당 3시간짜리란 점을 최대한 활용했다"고 했다. 기량에 노련미까지 더해 불꽃처럼 타오르고 있다.

커제는 이 바둑에서 지나친 자신감을 보였다는 느낌이다. 중요한 대목에서도 속기로 일관해 열세를 자초하더니 마지막 기회(136)마저 날렸다. 커제에게 유독 LG배는 닿을 수 없는 섬인 것도 같다. 참고도는 134로 4점을 이어 중앙을 차단 공격하는 수는 8까지 축에 걸려 성립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그림. (144…138, 195수 끝 흑 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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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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