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인정 어렵다' 1심 판결문과 국민 인식 상충…정무적 판단 필요"
차관급 이상 정무직 출신이나 청년·여성과 경쟁하는 정치신인 가산점 10%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전체 회의 결과 브리핑 |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홍규빈 기자 =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6일 성추행 사건으로 명예훼손 재판을 받은 정봉주 전 의원의 4·15 총선 예비후보 적격 여부 판정을 연기했다.
민주당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공관위 전체회의 후 정 전 의원 적격 여부 판정과 관련해 "오늘 최종적으로 결론을 못 내리고 오는 9일 오전 8시 30분 공관위 전체회의를 열어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정 전 의원) 관련 재판이 성추행과 연관된 파생적 사건의 명예훼손, 무고 재판인데 판결문을 보면 성추행 사실에 대해서 '인정되기 어렵다'는 취지를 명확히 해놓은 측면이 있다"며 "그런 부분이 좀더 정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또 한쪽의 의견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을 때 본인이 그 부분을 처음에 부인하다가 나중에는 결국 그 장소에 있었던 것을 인정한 측면이 있어 이미 국민적 인식은 '성추행 사건이 있었다'는 쪽으로 형성된 것 아닌가, 그런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겠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 전 의원이 성추행 의혹이 명예훼손 재판 1심에서 인정되지 않았기에 '적격'으로 판정해야 한다는 의견과,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가 나왔을 당시 정 전 의원이 내용을 부인하다가 입장을 바꿔 사실상 의혹을 인정한 것처럼 됐으니 '부적격'으로 판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부딪혀 결론을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오늘 후보검증소위원회에서는 '법률적 판단만으로 (결정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전체회의에서 정무적 판단까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 전체회의에서 결론을 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 전 의원이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검증을 거치지 않고 바로 공관위에 후보 신청을 했기에 불이익을 줘야 한다는 데에는 공관위 내부에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이 위원장은 밝혔다.
그는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는 한 공관위가 발족하기 전 당 차원의 검증위에 검증 신청을 해서 그걸 통과한 후 공관위로 넘어오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그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에 대해 심사과정에서 불이익 방침이 있다"며 "심사에서 감점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오는 9일 결론을 내기 전 정 전 의원을 불러 소명 기회를 줄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럴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며 "9일이 (후보 신청자) 면접을 하기 전 날짜라, 면접이 시작하기 전 결론을 내리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공관위 회의가 열리는 동안 민주당 중앙당사 인근 카페에서 결과를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 |
정 전 의원 이외에 검증위 검증 없이 공관위로 직행한 다른 두 명의 신청자와 관련해서는 "적격 통과된 분도 있고 계속 정밀심사를 하는 분도 있다"고 밝혔다.
검증위에서 '정밀심사' 대상으로 분류된 신청자들에 대해서는 이후 심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또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자 관련 심사에 대해서는 "그 부분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검토할 사안이 많아 9일 회의에서 추가로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공관위는 이날 10∼20%로 정해져 있는 정치신인 가산점 적용 기준을 구체화했다. 청년, 여성, 중증장애인과 경쟁하는 정치신인이나 장·차관, 청와대 수석 등 정부 차관급 이상 정무직 공무원 출신 정치신인은 10%의 가산점을 받는다.
그 밖의 정치신인은 20%의 가산점을 받게 된다.
공관위는 이날 후보자 신청 과정에서 권리당원 명부를 과도하게 조회한 경우 정도에 따라 신청 무효 처리 혹은 심사·경선 과정에서 감산하기로 했다.
권리당원 명부에서 100명 이상을 조회한 경우 15%를 감산하고 100명 이내를 조회한 경우에는 10% 감산을 적용해 불이익을 줄 예정이다.
char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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