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새 대변인에 강민석…소통라인 공석 해소하며 국정홍보 강화 포석
보수성향 신문 출신 발탁 이례적…청 "文정부 이해도·소통능력 높아"
되풀이된 현직 언론인 청와대행…'권언유착'·'내로남불' 비판 나올 듯
청와대 대변인에 강민석, 춘추관장에 한정우 |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6일 '대통령의 입' 역할을 맡을 청와대 대변인으로 강민석(54) 전 중앙일보 기자를 발탁했다.
한정우 신임 춘추관장 인선도 이날 동시에 단행하며 청와대 공보라인을 재정비, 집권 4년차 국정홍보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한겨레신문 기자를 지낸 김의겸 전 대변인, KBS 아나운서 출신인 고민정 전 대변인에 이어 언론계 출신 인사가 세 번째로 청와대 대변인으로 낙점됐다는 것이다.
정치인 출신으로 초대 대변인을 맡았던 박수현 전 의원을 제외하면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 4명 가운데 3명이 언론계 인사로 채워지게 된 셈이다.
강 대변인은 2003년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를 출입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강 대변인은 이후에도 더불어민주당을 계속 취재해 온 만큼,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 출신으로 대국민소통 및 언론인들과의 소통에 강점을 가질 수 있다는 점도 발탁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가 보수성향 신문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핵심지지층인 진보층 외에 중도층이나 보수층에게도 균형감을 갖고 다가가겠다는 메시지가 담긴 인사라는 추측도 제기됐다.
다만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낸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중앙일보는 중앙일보이고, 강 전 기자는 강 전 기자"라며 "개인의 능력을 인정해 기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대변인에 강민석, 춘추관장에 한정우 |
정치권에서는 강 대변인이 언론사에서 청와대로 직행했다는 점에서 '권언유착' 논란이 불거진다면 청와대로서도 부담으로 작용하리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물론 지난 3일 중앙일보가 강 대변인의 사표를 수리하긴 했지만, 인선 발표 불과 사흘 전에 사표가 수리됐다는 점에서 강 대변인의 신분은 '현직 언론인'과 차이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기에 박근혜 정부 당시 민주당 진영에서도 현직 언론인의 청와대 입성에 대해 공세를 폈다는 점은 '부메랑'으로 작용하리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정연국 전 MBC 시사제작국장을 청와대 대변인으로 발탁하자,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 대변인이었던 김영록 전남지사는 "(KBS 기자 출신인) 민경욱 전 대변인에 이어 또 현직 언론인을 대변인에 임명한 것은 잘못된 관행"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앞서 지난해 초 MBC 기자 출신인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임명될 때에도 유사한 비판이 제기된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신년기자회견에서 "현직 언론인이 청와대로 바로 오는 것이 괜찮냐고 비판하면 그 비판을 달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과거 권언유착을 강화하기 위해 현직 언론인을 (청와대로) 데려온 것은 저도 비판했다. 그러나 권언유착 관계가 지금 정부는 전혀 없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 역시 이날 기자들을 만나 '박근혜 정부 때 비판하던 언론인 발탁을 되풀이하는 것은 내로남불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문 대통령은 권언유착이 없을 것이라고 했고 그것이 실천됐다고 본다"며 "언론사 출신 참모들이라고 해서 언론사와 유착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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