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2.6/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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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총선 승부수를 놓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고민이 길어진다. "내가 판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안팎의 반발과 도발이 거세진다.
황 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총선 출마지역을 묻는 질문에 "거듭 말하지만 저의 문제는 우리 당의 승리를 위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일 쏟아지는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통합을 위해서 큰길을 가는데 도움이 되는 대로 심의할 것"이란 원론적 답변을 이날도 내놨다.
결단을 촉구하는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일부 목소리에 경고도 보냈다. 황 대표는 이날 "공관위원들이 공관위 회의가 아닌 곳에서 여러 이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공관위에서 모든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이 언론 인터뷰 등에서 "황 대표가 종로에 안 나가면 보수가 일어설 기회를 막는 것"이라고 주장하자 이를 겨냥한 발언이다.
지난달 3일 장외집회에서 전격 '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한 이후 한 달이 지나도록 출마지역이 확정되지 않자 연일 황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당초 서울 종로구에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빅매치를 치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황 대표가 결정을 내리지 않자 추측과 재촉만 난무하는 상황이다.
전날 황 대표는 여론의 동향에 불쾌감을 나타내며 "저희 당과 저의 총선 행보는 저의 판단, 저의 스케쥴로 해야한다"며 "여기로 와라 하면 여기 가고 이제 발표하라 하면 이때 발표하고 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도 말했다.
이날도 여권의 도발은 계속됐다. 서울 용산구 예비후보로 뛰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권혁기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입장을 내고 "종로 전선에서 후퇴하고, 용산 고지에 오르려는 황교안 일병의 용산 출마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권 후보는 "황 대표의 유력한 출마지로 검토하고 있는 지역은 용산이며 여론조사 결과를 용산 출마의 근거로 삼았다고 한다"며 "문재인 정부의 뚫리지 않는 방패, 배수의 진을 친 장수의 자세로 용산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당내 반발도 만만찮다. 'TK(대구·경북) 물갈이' '중진 희생론' '대표급 험지 출마 요구' 등과 맞물렸다. "당 대표도 용단을 못 내리면서 남에게 헌신을 요구하는게 맞느냐"는 불만이다.
당장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경북 안동의 3선 김광림 의원이 공개 반발했다. TK 컷오프(공천배제) 비율을 높이려면 합당한 근거와 기준을 제시하라는 요구였다.
황 대표가 험지 출마를 요구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고향(경남)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더 노골적이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직 대표는 꽃신 신겨 양지로 보내고 전직 대표는 짚신 신겨 컷오프 하고 사지로 보낸다면 그 공천이 정당한 공천인가"라고 적었다.
김 전 지사는 "질 수밖에 없는 선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2011년 김해 보궐 선거, 2018년 경남도지사 선거에 나갔다"며 "이번 만큼은 고향 분들의 요청을 거절할 수가 없다. 당이 마음대로 결정할 일이 아니라 고향의 여러분들께서 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조만간 나머지 공관위원들과 심층 면담을 거쳐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황 대표를 포함한 홍 전 대표, 김 전 지사,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등 대표급 인사들의 출마지역을 한번에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서울 양천, 용산, 영등포 등 종로 외 지역 출마에서부터 불출마, 비례대표로 전환까지 거론된다. 현재로서는 종로 외에 다른 지역구 출마 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분위기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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