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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남는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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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커제 九단 / 黑 신진서 九단

조선일보

〈제10보〉(124~135)=많은 바둑 영재들이 일정 시점에 이르면 바둑과 학업 사이에서 진로를 놓고 고민한다. 하지만 어느 나라에도 바둑계 1인자가 대학생 생활을 겸한 전례가 없었다. 이창호도 고심 끝에 대학 진학 꿈을 접었었다. 커제의 앞날은 이 점에서도 주목 대상이다. 지난해 명문 칭화대에 입학한 그는 "바둑과 학업은 충돌하지 않는다. 모두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것"이라고 장담한다.

▲가 전보 마지막 수. 127까지 흑은 중앙 백 5점을, 백은 아래쪽 흑 6점을 잡았다. 바꿔치기라지만 누가 보아도 흑의 '남는 장사'다. 126으로 참고도 1~5로 두는 것은 흑 6, 8을 당해 백의 한 수 부족이다. 이쯤 되면 고민을 거듭해도 모자랄 텐데 커제의 손길은 여전히 빠르다. 누군가가 "자포자기 상태인 모양"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고수의 속기(速棋)'는 경계 대상이다. 신진서도 이럴 때 조심해야 한다는 걸 경험으로 안다. 128에 19분의 장고를 거쳐 129로 조였다. 이 수는 충분히 벌었으니 우중앙 백을 살려주겠다는 뜻. 커제는 우중앙 백을 살리기에 앞서 먼저 135까지 중앙을 정리한다. 그런데 1집뿐인 이 백이 도대체 어떻게 살아간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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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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