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총선 이모저모

여론조사, 이번 총선 결과는 맞힐 수 있을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4년 전에도 여론조사와 결과는 달라… 전화면접원과 ARS 조사도 차이



경향신문

지난해 문희상 국회의장(가운데)이 초월회에서 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 권호욱 선임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4년 전, 2016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이 앞섰다. 하지만 투표 결과는 야당인 민주당의 승리였다.

당시 갤럽은 4월 13일 총선 이틀 전인 11일부터 전날인 12일까지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20대 총선에서 투표할 지역구 후보의 소속 정당을 묻자 새누리당 35%, 더불어민주당 26%, 국민의당 11%로 나왔다. 모름과 응답거절은 21%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단순 정당지지도는 더 차이가 났다. 새누리당 37%, 민주당 20%, 국민의당 17%, 정의당 7%로 나왔다. 지지정당 없음과 의견유보는 19%였다. 새누리당의 30%대 후반 지지도와 민주당의 20∼21% 지지도는 이해 1월 말 갤럽 정기 조사 때부터 4월 총선까지 쭉 이어졌다.

ARS(자동응답시스템)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전화면접원 갤럽 조사에서처럼 ‘새누리당 우세’라는 흐름은 비슷했다. 리얼미터의 2016년 4월 첫 주 조사(4∼6일)에서 새누리당 34.4%, 민주당 27.3%, 국민의당 16.8%, 정의당 8.3%로 나타났다. 하지만 20대 총선 결과 지역구 의석은 민주당 110석, 새누리당 105석, 국민의당 25석, 정의당 2석, 무소속 11석이었다. 민주당이 제1당으로 떠올라 승리를 거머쥐었다. 각 지역구 의원들이 득표한 표를 총집계하면 새누리당이 38.3%, 민주당이 37.0%, 국민의당이 14.9%였다. 여론조사 결과와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총선 직전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

여론조사와 다른 총선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4년 전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이 총선 직전 큰 파장을 일으켜, 변화를 잡아내지 못했다고 해석했다.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가 ‘박근혜 청와대’와 갈등을 빚은 뒤 부산 영도다리로 간 것은 총선을 불과 20일 앞둔, 3월 24일이었다. 이 사태 이후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은 총선까지 이어져 참패로 끝났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4년 전 새누리당이 총선을 앞두고 극단적으로 무너졌기 때문에 여론조사가 맞니, 안 맞니를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당시 유선전화 응답자의 ‘여당 편향’도 실제 결과와 차이가 난 원인이 됐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면서부터 유선전화 응답에서 야당 지지자들이 진보 성향을 잘 드러내지 않았고, 반대로 보수 성향이 과대 반영되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여론조사에서 ‘샤이 진보’와 ‘여당 편향’이라는 프레임이 작동했기 때문에, 당시 리서치뷰에서는 2014년 지방선거 투표율 가중치를 적용해 실제 결과와 근접한 총선 예측 결과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리서치뷰는 투표가 끝난 뒤 바로 새누리당 37.2%, 민주당 35.2%, 국민의당 17.3%라는 총선 결과 예측을 발표했다.

시대정신연구소 엄경영 소장은 “4년 전 여론조사를 보면 야당 지지층이 민주당과 국민의당, 그리고 무당층으로 각각 나눠져 있어서 상대적으로 새누리당이 우세하다는 착시현상이 벌어졌다”면서 “당시 총선 전 갤럽 조사를 보면 무당층에서 20∼40대의 비중이 월등히 높아 야권 우세 가능성이 잠재돼 있었다”고 말했다. <정치의 귀환>의 저자인 유창오씨는 “4년 전 여론조사에서는 한쪽 편향과 막판 대변화가 결과 예측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유씨는 “여론조사의 수치와는 별도로, 여론조사 결과를 바라본 각 정당의 해석이 총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당시 민주당은 여론조사에서 불리하자 마지막까지 유권자들에게 표를 호소한 반면, 새누리당에서는 상황을 오판해 친박 세력과 반박 세력 간 내부 분열이 빚어졌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샤이 진보’ 현상은 2016년 총선 이후 ‘샤이 보수’ 현상으로 바뀌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1대 총선을 앞둔 여론조사에서는 4년 전과 정반대로, ‘샤이 보수’ 현상이 담겨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역시 ‘여당 편향’이지만 4년 사이에 여당은 새누리당에서 민주당으로 바뀌었다. 안 대표는 “전화면접원 조사를 보면 민주당·한국당 지지율 격차가 ARS 조사에서 보다 더 크게 나타난다”면서 “전화면접원 조사에서 민주당에 유리한 ‘여당 편향’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전화면접원 조사와 ARS 조사의 차이가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올해 1월 3주차 조사에 의하면 갤럽(전화면접원 조사)에서는 민주당 39%, 한국당 22%, 무당층 27%였다. 리얼미터(ARS 조사)의 1월 3주차 조사(YTN 의뢰)에서는 민주당 38.4%, 한국당 32.7%, 무당층 9.5%로 나타났다. 유창오씨는 “전화면접원 조사와 ARS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거의 비슷하지만 한국당 지지율과 무당층의 수치에서 차이가 나타난다”며 “약 60%라는 총선 투표율을 감안해보면 ARS 조사가 전화면접원 조사보다 더 근접한 수치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업계에서는 투표율이 높을수록 전화면접원 조사가 더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고, 반대로 투표율이 낮을수록 ARS 조사가 더 정확하다고 보고 있다.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4년 전과 정반대 ‘샤이 보수’와 ‘여당 편향’

홍형식 소장은 “투표율을 60%대로 예상하면, 전화면접원 조사와 ARS 조사의 중간 정도가 지금의 여론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현재 민주당의 지지율이 한국당의 지지율보다 다소 앞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엄경영 소장 역시 “현재 한국당의 지지율은 갤럽과 리얼미터 조사 사이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총선결과 예측과 관련해 전문가들이 눈여겨보는 항목이 따로 있다. 바로 적극적인 투표층이다. 홍형식 소장은 “여론조사는 유권자들의 평균적인 정서만 반영되기 때문에 직접 투표장에서 투표하는 표심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면서 “여론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사람들조차 15∼20% 정도는 실제로 투표장에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투표율이 낮을수록 적극적인 투표층의 선택이 더 중요해진다. 20대 총선의 투표율은 58.0%였다. 홍 소장은 “총선 투표율을 고려하면 일반적인 유권자들이 누구를 찍느냐보다 적극적인 투표층이 누구를 찍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창오씨는 “‘적극적인 투표층’에서 10% 정도를 뺀 ‘보다 적극적인 투표층’이 어느 당을 선택하느냐가 승부를 결정짓는다”고 말했다.

4월 15일 총선 전까지 가장 큰 변수는 ‘보수통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갈등 끝에 탈당한 것도 또 하나의 변수가 되고 있다. 안일원 대표는 “보수대통합이 아무런 잡음 없이 매끄럽게 이뤄지면 파괴력이 있을 수 있다”면서 “다만 안 전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 소장은 “안 전 대표의 선택은 큰 변수가 되지 않으나 한국당과 새로운 보수당이 통합되고, 새보수당의 목소리가 커진다면 거대 양당의 지지율은 30%대에서 경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보수통합이 크게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는 예측도 있다. 엄경영 소장은 “한국당이 보수통합으로 총선에서 성공하려면 민주당의 40% 지지율을 허문 후 한국당의 지지율로 가져가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윤호우 선임기자 hou@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지금 많이 보는 기사

▶ 댓글 많은 기사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