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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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모두 대선후보였거나 대선주자급이다. 총선을 앞둔 현재 이들은 ‘반문(반문재인)' 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 황 대표와 유 위우너장은 분열로는 총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인식하에 보수통합을 모색하고 있다. 동시에 안 전 대표에게 통합에 합류하라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결국 보수통합 또는 중도를 포괄하는 반문연대의 향배는 세 명의 의중에 달린 셈이다. 서로에게 손을 내미는 듯 하다가도 막상 선뜻 나아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의 ‘삼각관계'가 어떻게 진행돼왔는지 짚어봤다.
1. 황·유, 보수통합 운 띄웠지만 지지부진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황교안 대표다. 지난해 가을 황 대표는 당내 리더십 논란 속에 유승민 위원장에게 통합하자는 제안을 한다. 황 대표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화하자"고 말하자 유 위원장은 이른바 '보수재건 3원칙'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였다. 11월 황 대표와 유 위원장은 "대화창구를 만들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19년 12월 21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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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후 황 대표가 청와대 앞 단식농성에 들어가고, 유 위원장은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새보수당 창당에 나서면서 통합 논의는 사그러드는 듯 했다. 황 대표 쪽에서는 통합을 외치면서도 적극적이지 않았고, 유 위원장 쪽에서는 "도로친박당"이라며 황 대표 쪽을 비판했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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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위원장은 새보수당 창당 과정에서 "험지인 대구 동구을에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당 간판이 아닌 새보수당 간판으로는 대구가 험지가 되는 만큼 통합없이 독자적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됐다.
2. 혁통위 출범에 탄력, 안철수에 손 내밀어
황 대표와 유 위원장 사이가 좁혀지기 시작한 건 올해 초 혁신통합추진위원회가 출범하면서부터다. 한국당과 새보수당, 보수 시민단체인 국민통합연대와 전진당 등 범보수 진영이 통합하자는 취지로 출범했다.
혁통위가 출범하면서 정계 복귀를 코앞에 둔 안철수 전 대표도 통합 대상으로 거론됐다. 박형준 혁통위 원장은 "안철수 전 대표까지 통합에 참여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하며 안 전 대표와 만나겠다는 뜻도 밝혔다. 황 대표의 자유한국당, 유 위원장의 새로운보수당, 여기에 국민의당 돌풍을 일으켰던 안 전 대표까지 뭉친 '범보수·중도 반문연대' 가능성이 점쳐졌다.
안 전 대표는 귀국 전 여러차례 보낸 정계 복귀 메시지에서 정부와 여당을 향해 "정치 조직의 '진영 논리'가 상황을 악화시킨다"며 비판했다. 이어 독일의 연정 사례를 거론하며 보수진영과 통합할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3. ‘통합 대상' 놓고 황·유 다른 생각
새보수당은 통합의 범위 등을 놓고 한국당과 이견을 보였다. 이른바 ‘태극기 세력'의 포함 여부였다. 새보수당은 진정한 개혁을 위해 배제해야한다는 입장을, 한국당은 총선 승리를 위한 가능한 모든 세력이 뭉쳐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새보수당은 혁통위 중심의 통합 논의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다른 세력을 배제하고 한국당과 새보수당 양자간 별도 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20일
자유한국당 박완수 사무총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새로운보수당이 제시한 통합을 위한 양당간 협의체에 공감한다고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이양수 의원, 박 사무총장, 김상훈 의원.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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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과 새보수당 간 양당 협의체가 출범했다. 이날 한국당과 새보수당은 설 전까지 황 대표와 유 위원장의 만남을 주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설 전 회동은 성사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황 대표와 유 위원장이 결국 각자의 길을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4. 통합 선 긋는 안, ‘러브콜' 계속 황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로 귀국하며 큰절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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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대표는 귀국하자마자 곧바로 통합 논의에 선을 그었다. 지난 19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중도·보수 통합 논의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30일에도 혁통위 중심의 통합 논의에 대해 "관심 없다"고 재차 밝혔다.
그러나 황 대표는 안 전 대표에게 손을 계속 내밀고 있다.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직후인 29일 황 대표는 "다 같이 뜻을 모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고, 같은날 박형준 혁통위 위원장도 "가장 바람직한 것은 안 전 대표까지 참여하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김영환·문병호 전 의원이 혁통위에 참여하기로 해 황·안 통합이 성사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안 전 대표측은 안철수계 인사들의 혁통위 참여는 안 전 대표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5. 바른미래 창업주 만남 가능성
유승민 위원장과 안철수 전 대표는 바른미래당을 세운 '공동 창업주'다. 이 때문에 안 전 대표의 정계 복귀 이후 유 위원장과 안 전 대표가 통합을 논의할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된 바 있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의사를 밝히고 있다.[사진=김호영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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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안 전 대표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회동한 뒤 결별을 택하고 탈당했다. 이후 유 위원장과 만남 가능성이 나왔다. 안 전 대표 탈당 직후인 29일 유 위원장은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해 잘해주길 바란다"며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만날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6. 안철수 독자 의지…황·유, 최종 선택은?
여러 차례 구애와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결국 황교안 대표와 유승민 위원장, 안철수 전 대표가 각자도생의 길을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단 안 전 대표는 독자적인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히고 있다. 안 전 대표는 30일 탈당 뒤 첫 행보로 주한프랑스대사관을 찾았다. 소속 의원 1명 없이 대통령이 됐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본보기로 삼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안 전 대표는 여러차례 연대나 통합 없이 '기득권 정당 구조를 깨겠다'는 메시지를 내비치는 상황이다.
현재 한국당은 별도의 공천관리위원회를 출범해 공천 작업을 하고 있다. 통합이 안될 경우 한국당 단독으로 선거를 치를 준비를 하는 것이다. 새보수당 역시 별도의 공천관리위원회를 꾸려 총선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새보수당은 지역구 공관위원장과 비례대표 공관위원장을 별도로 둘 방침이다.
다만, 황 대표와 유 위원장 사이 마지막 담판 가능성이 있다. 유 위원장은 31일 "(황 대표와) 대화 자체는 솔직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만난다면 다음주 중에 만나야겠다고 생각하지만 계획을 정한 건 없다"고 말했다.
또 31일 혁통위는 국회에서 1차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고 통합 신당의 가치와 정책 기조를 공개했고 이 자리에는 황교안 대표와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가 참석했다.
[우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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