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우파에 가까워 … 문병호 “黃-윤석열 지지도 비슷” 쓴소리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 등이 3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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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ㆍ보수 통합신당 열차가 31일 출발했다. 통합 논의를 주도해온 혁신통합추진위원회는 이날 신당의 윤곽을 공개하며 창당 준비 개시를 알렸다. 그러나 온전한 출발은 아니었다. ‘통합의 핵’이라 할 수 있는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올라타지 않았기 때문이다.
혁통위가 이날 국회에서 진행한 대국민 보고대회에는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국민소리당 등 정당 4곳과 시민사회단체 400여곳이 이름을 올렸다. 참석자 350여명의 면면을 보면, 혁통위가 추구하는 ‘중도보수’보다는 ‘보수우파 신당’에 가깝다.
‘개혁보수’를 강조한 유 위원장과 ‘실용중도’를 내세우는 안 전 대표가 불참한 자리에 우클릭 행보 중인 이언주 전진당 대표가 참석했다. 국민의당 출신인 문병호, 김영환 전 의원의 합류 만으로 외연 확장의 시너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가 참석해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통합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단 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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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15 총선을 앞두고 보수 통합의 한 고비를 넘는 ‘잔칫날’인데도, 이날 분위기는 그다지 달아오르지 않았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사랑하는 연인이 결혼을 할 때에도 서로 양보할 것은 양보해야 인연이 맺어진다. 총선에서 또 분열하면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것이다”라며 통합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문병호 전 의원은 황 대표 중심의 통합에 ‘찬 물’을 끼얹었다. 그는 축사에서 30일 공개된 세계일보의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황 대표(10.1%)와 윤석열 검찰총장(10.8%)의 지지율이 엇비슷하게 나온 사실을 거론했다. 이어“국회의원 100명 이상 거느린 당 대표보다 윤 총장이 더 앞설 수 있는 것이냐. 혁통위가 국민들에게 적극적인 호응을 받는 지 잘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저작권 한국일보]혁신통합추진위원회 제1차 대국민보고대회 참석자 및 참석단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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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혁통위는 신당의 5대 정책기조와 10대 과제를 공개하고, 2월 중순 창당을 공언했다. 그러나 신당의 미래는 썩 밝지 않다. 안 전 대표는 이번 주말 신당 추진 계획을 발표하기로 하는 등 독자신당 창당으로 마음을 굳혔고, 새보수당도 자체 공천관리위원회 출범 계획을 발표하는 등 통합의 득실을 재고 있다.
한국당 내부 사정도 복잡하다. 당 일각에선“이언주 대표와 합치려고 당명까지 바꾸며 총선을 치르는 모험을 해야 하느냐’는 불만이 나왔다. 유승민 위원장과 안철수 전 대표가 합류하지 않는 한, 중도로 확장하지 못하는 ‘모양만 통합’에 그칠 것이기 때문이다. 30일 의원총회에서도 ‘외연 확장에 실패한 통합 신당이 총선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다수였다고 한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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