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적 측면과 비재무적 측면의 균형 있는 준비 필요"
고령사회가 그저 축복일까? 준비 없는 고령화는 걱정과 불행을 그늘로 드리울 수 있다. 재정적으로 미흡한 은퇴는 노후 빈곤과 불행의 원인이 되고, 활력 없는 은퇴 생활은 보람과 의미 없는 삶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건강하지 않은 수명 연장은 자칫 재앙이 될 수 있다.
신간 '백세시대 생애설계'는 100세 시대를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준비해 살아가는 지침을 제공한다. 공동 저자는 오영수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 이수영 중앙노동위원회 사무처장, 전용일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신재욱 에프엠 어소시에이츠 대표컨설턴트 넷이다.
이들 저자는 "100세 시대를 건강하고, 보람 있고,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그 항해도, 즉 생애설계가 필요하다"며 "미래의 행복은 준비하는 사람들의 몫이다. 준비되지 않은 100세는 불행을 가져온다"고 경계한다.
생애설계에 필요한 것은 재무적 측면과 비재무적 측면의 균형 있는 준비란다. 먼저 재무적 측면으로는 일, 다층 연금체계 구축, 든든한 자산관리를 준비해야 한다. 비재무적 측면에서 삶의 보람을 찾으려면 풍성한 대인관계, 다양한 활동을 준비해야 하며, 노후 건강을 위해서는 육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적 행복감도 가져야 한다.
이 책은 다양한 문헌과 통계, 사례를 활용해 행복한 100세 시대를 위한 구체적 실천전략을 7개 분야로 나눠 제시한다.
그 첫 번째 전략으로 100세 시대에는 은퇴를 늦추고 가능한 한 더 오래 일하도록 해야 한다. 일은 재무적 측면에서 노후복지나 생활안정에 도움도 주지만 일 자체에서 의미와 보람을 찾고, 사회적 관계를 지속하게 하며, 건강을 유지하게 하기 때문에 생애설계에서 특히 중요하다.
은퇴 후 기본 생활이 유지되도록 하려면 공적 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중층적 소득보장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금제도가 선진국에 비해 늦게 도입되고, 급여 수준도 낮으므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등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얘기다.
은퇴자산을 안전하게 지키는 자산관리 또한 중요하다. 특히 노후에는 큰 손실을 만회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므로 안정성에 유의하고, 수익성과 과세요건을 고려해야 하며, 긴급한 상황에 대비한 유동성도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정기보험, 실손의료보험, 치매보험 등을 통해 질병 등의 리스크에 대응하고, 갑작스러운 사망 등에 대비해 증여와 상속에 대해 미리 계획을 세워두라고 덧붙인다.
충만한 행복감은 제2 인생의 요체다. 평균수명 80세 시대를 맞아 과거보다 덤으로 엄청난 시간을 선물로 받은 현대인들은 자신의 선택과 준비, 실천에 따라 노후를 행복하게 보낼 수도, 불행하게 보낼 수도 있다. 저자들은 노후의 충만한 행복을 위해서는 긍정적 마음을 갖고, 몰입할 수 있는 활동을 찾으며, 긍정적 관계를 만드는 삶을 살라고 권유한다.
은퇴 후에는 든든한 사회적 관계가 절실하다. 은퇴하고 나면 직장을 중심으로 한 공적 관계망이 사라지고 친구 등 친밀 관계망과 가족 관계망만 남게 된다. 고령화에 따라 황혼 이혼과 졸혼이 증가하고 있어 부부간 존중과 배려, 사랑을 기반으로 소통을 잘해나가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친구나 지역사회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관계 형성을 통해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다.
다양한 여가활동 등으로 삶의 보람과 의미를 찾는 것 역시 필요하다. 노후의 긴긴 시간을 TV 시청이나 등산만으로 보낼 수 없으므로 취미활동, 예술문화활동, 자원봉사활동 등 경력을 쌓으며 성취감을 느끼도록 하라는 것. 그러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관계망도 한껏 넓힐 수 있다.
저자들이 마지막으로 내놓은 조언은 건강한 노후와 웰다잉의 준비다. 노화를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긍정적 마음, 스트레스 관리, 적정한 운동, 건강한 식생활 습관, 정기적인 건강 검진 등을 통해 건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죽음 준비 교육을 받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및 자신의 장례와 유산 정리 등에 대한 엔딩노트를 미리 작성해둬야 한다.
2014년 개봉된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금실 좋은 노부부의 사랑과 헤어짐을 감동적으로 그렸다. |
저자들은 "수명이 연장된 만큼 근로기간을 연장해 고령화 리스크가 개인과 사회에 과도한 부담을 초래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우선 국민연금의 수급자격이 부여되는 연령이 2033년에 65세까지 높아지는데 이에 맞춰 고용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현행의 연공서열 임금체계를 직무와 생산성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개편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박영사. 325쪽. 1만7천원.
백세시대 생애설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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