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안철수 전 대표가 결국 바른미래당을 탈당했습니다. 바른미래당의 전신이죠. 국민의당 창당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대략 4년 만의 일입니다. 안 전 대표가 중도 신당을 창당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국민의당 창당 때와는 달리 사실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은 비슷하지만 맥락과 분위기는 그때와 많이 달라 보입니다. 오늘(29일) 야당 발제에서 관련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기자]
[안철수/전 국민의당 대표 : 비통한 마음으로… 바른미래당을 떠납니다. 어제 손학규 대표의 기자회견 발언을 보면서 바른미래당 재건의 꿈을 접었습니다.]
안철수 전 대표가 결국 바른미래당을 떠났습니다. 손학규 대표의 반발이 나온 지 하루 만입니다.
[손학규/바른미래당 대표 (어제) : 많은 기자, 카메라를 불러놓고 저에게 물러나라고 하는 일방적인 통보, 언론에서 말하는 소위 '최후통첩'이 될 것이라고 하는 것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개인 회사의 오너가 CEO를 해고 통보하는 듯 말입니다.]
방금 손학규 대표가 잠깐 언급했는데요. 안철수 대표는 오너까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파운더, 바른미래당의 창업주는 맞습니다. 국민의당을 만들었고 이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도 주도해서 결국 바른미래당을 탄생시켰으니까요. 결국 창업주가 회사를 나가버린 셈입니다. 국민의당 창당 4년 만이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으로 바른미래당을 만든 지 2년 만입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오늘 탈당과 함께 신당 창당도 사실상 공식화했습니다.
[안철수/전 국민의당 대표 : 기성 정당의 틀과 기성 정치 질서의 관성으로는 우리에게 내일은 없습니다. 실용적 중도정당이 성공적으로 만들어지고 합리적 개혁을 추구해 나간다면 수십 년 한국 사회 불공정과 기득권도 혁파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저의 길은 더 힘들고 외로울 것입니다.]
안철수 전 대표의 신당 창당사는 안 전 대표의 개인 정치사와도 맥을 같이 합니다. 처음부터 제3세력을 표방한 탓에 안철수의 정치사는 곧 창당의 역사였습니다. 처음 만든 당은 새정치연합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완전한 정당까진 아니었고 창당준비위까지 만들었다 그친 당입니다. 안 전 대표는 새정치연합 창당으로 독자세력화를 꿈꾸다 민주당과의 통합을 택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당이 만들어진 계기죠.
[안철수/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2014년 3월 26일) : 드디어 새정치민주연합이 역사와 국민 앞에 섰습니다. 우리가 함께 국민만을 믿고 국민을 하늘같이 섬길 것을 다짐하며 국민의 바다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안철수의 새정치민주연합 활동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당내 갈등 끝에 안 전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신당을 만듭니다. 이게 바로 국민의당입니다.
[안철수/전 국민의당 대표 (2016년 2월 2일) : 국민의당은 정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라는 수많은 국민의 목소리를 담는 그릇입니다. 저 안철수는 바로 국민 여러분의 도구입니다.]
그리고 이후는 아시는 대로입니다. 대선 패배 이후 당내 일부 반발에도 유승민 의원이 이끄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해서 2018년 2월 바른미래당을 만든 거죠. 하지만 안 전 대표는 또 한 번의 탈당, 또 한 번의 신당 창당에 나서게 됐습니다. 현재까지의 상황은 2016년과 비슷해 보입니다. 자신이 이끌던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의 통합으로 만들어진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후 신당 창당에 나선 그때 말이죠. 여기까진 비슷한데 문제는 이후부터입니다. 2016년엔 국민의당을 창당했고 아시다시피 총선에서 크게 선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럼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만들어질 것이냐. 그건 미지수입니다. 당장 국민의당 때의 지지기반이던 호남 민심이 안철수 전 대표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여론이 많습니다.
[한화갑/한반도평화재단 총재 (BBS 이상휘의 아침저널 / 어제) : 그러나 지금 안철수가 나섰다고 해서 호남에서 돌아서리라고는 저는 생각 안 합니다. 왜 그러냐면 이 호남이 안철수를 버린 게 아니라 안철수가 호남을 버렸어요.]
일각에선 또 "안철수 신당 자체에 대한 피로감이 크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박주선/바른미래당 의원 (YTN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 걸핏하면 신당을 창당해서 세워놨던 당을 지키지도 못해놓고 또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게 되면 그것이 국민에게 무슨 얼마나 어필이 될 것이며 실제로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무슨 도움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신당 창당 기술자들이 너무 많고 중독증에 걸린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지금.]
상황이 확실히 당시와 달리 녹록지 않아 보이는데요. 당장 또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얼마나 합류할 수 있을지도 좀 지켜봐야 할 상황입니다.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 의원들 상당수가 비례대표 의원이기 때문에 탈당하는 순간 의원직도 자동 상실됩니다. 일단 안철수계 의원들 대부분은 당에 남아서 안철수 신당 창당 작업을 돕기로 한 모양인데요. 이 부분도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오늘 한때 안철수계로 분류됐던 정치권 인사들이 보수 통합 작업에 한창인 혁신통합추진위 박형준 위원장을 만났습니다.
[김영환/전 국민의당 의원 : 균형과 견제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이번 총선에서 야당의 승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안철수 (전) 대표께서 함께하셨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운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문병호/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 혁신과 전진의 가치를 그동안 추구해왔고, 그러한 가치가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실천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가 하는 거에 대해서 오늘 이 자리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같은 토론을 해볼 생각입니다.]
김영환, 문병호 전 의원과 박형준 위원장의 만남을 두고 안철수 전 대표의 보수 통합 합류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는데요. 사실 안 전 대표는 엊그제 이런 말을 한 바 있습니다.
[안철수/전 국민의당 대표 (지난 27일) : 지금 거의 100번? 정도 되는 거 같아요 질문이… 차라리 녹음기를 들고 올 걸 그랬습니다 하하. 저는 같은 이야기를 이제는 더 이상 할 생각이 없습니다. 야권이 통합하지 않으면 그러면 여당에게 유리하다고 그렇게 말씀들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4년 지났는데 왜 이렇게 달라진 게 없죠?]
과연 안 전 대표의 신당은 어떤 모습으로 탄생하게 될까요. 이번엔 어떤 성적을 거둘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엔 과연 장수 정당이 될 수 있을까요. 지켜보죠.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안철수 "비통한 마음으로 탈당"…신당 창당 나설 듯 >
고석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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