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차 : 큰절 뒤 "총선 불출마"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큰절을 하고 있다.[사진=이충우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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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후 5시쯤 안 전 대표가 인천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뒤 출국한 지 1년4개월 만이다. 현장에 대기하고 있던 지지자들 환호를 받고 등장한 안 전 대표는 바로 지지자들을 향해 큰절을 했다.
곧이은 기자회견에서 안 전 대표는 태블릿PC를 들고 회견을 진행했다. 안 전 대표는 "7년 전 컴퓨터 백신을 만든 사업가이고 교수였던 저를 불러주셨던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하나하나 헤아려 보았다"며 "정치 초년생이었던 저의 부족함으로 많은 실망을 안겨드렸다"고 사과했다. 이어 '현 정부의 국정운영 폭주를 저지' '공정하고 안전한 사회' '표의 유불리로만 판단하는 정치권 단면과 정부 규제 혁파' '진영정치에서 벗어나 실용적 중도정치 실현하는 정당'을 목표로 제시했다.
보수통합 논의에 대해선 "관심 없다"고 선을 그었고, 총선에도 "출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일 차 : 광주 5·18민주묘역 방문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을 참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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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이튿날인 20일 오전 7시 안 전 대표는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참배했다. 국민의당 시절 함께했던 박주선 의원을 비롯해 이태규 의원 등 가까운 의원들과 함께 도열해 대선 후보 출정식을 연상케 하는 모습이었다.
안 전 대표는 전직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했다. 순서는 김대중→김영삼→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순이었다. 안 전 대표는 "지난번부터 계속 같은 순서로 이렇게 참배드리고 있다"며 "우리 대한민국이 식민지 그리고 전쟁의 아픔을 딛고 산업화와 민주화에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공한 자랑스러운 나라"라고 말했다.
오후에는 광주 5·18민주운동 묘역을 참배했다.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많은 분 마음을 미처 내가 헤아리지 못했다"며 "늦었지만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안 전 대표는 "노선과 맞다면 많은 분들 힘을 구하겠다"고 했다. 호남 기반 정당과 통합 논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3일 차 : '조국 비판' 김경율 회동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김경율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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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셋째 날인 21일 안 전 대표는 김경율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을 만났다. 김 전 위원장은 '조국 사태'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조 전 장 관 지지 집회를 비판한 바 있다.
안 전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을 만나자마자 "귀국하면 가장 먼저 만나 뵙고 싶었던 분"이라며 "용기 있는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김 전 위원장은 "지금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동이 끝난 뒤 안 전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을 신당 창당 뒤 영입할 것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는 데 공감했고, 공정한 사회가 되는 데 일조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김 전 위원장을 처음 만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조국 사태' 때 평소보다 10배 정도 연락을 받았다"며 "그 과정에서 김경율 회계사의 용기 있는 행동을 알게 돼 먼저 뵙고 싶었다"고 말했다.
4일 차 : '부동산 정책 비판' 경실련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왼쪽 두번째)과 이태규 의원(맨 오른쪽)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을 방문, 윤순철 사무총장(맨 왼쪽)과 김헌동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을 만나 부동산 문제 현안과 관련해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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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전 대표의 귀국 넷째 날 행보는 경제 분야 시민단체와 청년창업자로 향했다. 22일 오전 안 전 대표는 윤순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과 김현동 부동산 건설개혁본부장을 만났다. 경실련은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을 이어왔다.
지난해 12월 경실련은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정책 실패로 공공재인 땅과 필수재인 집이 투기의 대상으로 전락했다"며 "대통령이 국민과 대화에서 밝혔듯 진정 집값을 잡을 의지가 있다면 국민에게 사과하고 노무현정부 이전 수준으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대책을 제시하라"고 비판한 바 있다.
경실련 회동을 마친 뒤 안 전 대표는 "미래 세대 영향이 어떤 것인지를 구체적인 사례 중심으로 말씀을 들었고 가슴에 와닿았다"고 답했다. 안 전 대표는 이어진 기자들과 만남에서는 현 정부를 향해 '능력' '민주주의' '공정'이 없는 '3무 정부'라고 비판했다.
'호남'·'반문' 클릭해 보지만…
나흘간 안 전 대표의 행보를 정리해 보자면 결국 '호남'과 '반문 정서' 강조로 볼 수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안 전 대표의 지역 기반이 없다"며 "그나마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을 찍어줬던 호남 유권자들에게 호소해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김경율 전 위원장과 경실련을 만난 행보는 반문 정서를 가진 중도층을 겨냥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김 전 위원장이 속했던 참여연대와 경실련은 모두 진보성향 시민단체로 분류되는 곳이다.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했지만, 조국 사태와 부동산 정책 등으로 정부에 대한 비판적 성향이 강해졌고 그렇다고 자유한국당 등 보수정당을 지지하지는 않는 중도층에 호소하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다만 호남과 반문을 노린 행보의 결과가 낙관적이지는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 교수는 "지난 총선 때는 호남에서 반문 정서가 강했지만 지금은 호남에서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또 반문 중도 겨냥과 관련해선 "지금처럼 양 극단으로 치우친 정도가 심한 상황에서는 중도가 설 자리가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우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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