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없는 겨울에 산불 부서 긴장·농민은 병충해 걱정
최근 강릉 등 강원 동해안에 눈이 오지 않는 특이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면서 시민 사이에서 눈을 보고 싶다는 탄성이 쏟아지고 있다.
강릉 시내 올겨울 적설량은 0㎝. |
웬만한 적설량에는 눈도 끔쩍하지 않는 강릉시민들은 이번 겨울 들어 시내에서 한 번도 눈을 구경하지 못했다.
눈은 대관령 등 높은 산지에 조금 내렸을 뿐 도심에서는 아예 눈 없는 겨울이 이어지고 있다.
강릉 시내는 포근한 날씨로 이미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렸지만, 눈이 쌓인 매화인 설중매는 이번 겨울에 만날 수 없다.
'제설의 달인'으로 불리는 강릉시는 많은 눈이 내릴 것에 대비해 중장비를 임대하고 담당 제설지역을 확인하는 리허설까지 했지만, 제설 장비는 제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겨울 날씨가 포근한 데다 눈까지 오지 않자 일반 시민들은 생활하기 좋다며 반기고 있다.
설중매 보기 힘든 특이한 겨울 |
하지만 산불방지 부서나 농민들 사이에서는 유난히 포근하고 눈이 내리지 않는 날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통상 눈이 내리면 며칠씩 쌓여 있기 때문에 산불 예방에 큰 도움이 되는데 이번 겨울에는 비만 내려 산불 부서 공무원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강릉지역은 시내뿐만 아니라 외곽의 농촌에서도 눈이 올해 내리지 않았다.
농민들은 눈과 한파가 없는 겨울이 이어지면서 병충해가 어느 해보다 기승을 부리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는 분위기다.
강릉시 관계자는 "눈이 오면 지면에 쌓여 있을 뿐만 아니라 녹은 물이 땅속으로 깊이 들어가 산불 염려가 훨씬 줄어든다"며 "비는 눈보다 산불 예방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올해는 더 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1월 현재까지 강릉의 적설량은 0㎝이다.
대신 강릉에는 겨울치고는 이례적으로 70.9㎜의 비가 쏟아졌다.
눈이 내리지 않은 것은 인근 도시인 동해, 삼척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일각에서는 지금까지 눈이 내리지 않은 만큼 오는 2월에 폭설이 쏟아질 수 있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지만, 아직 폭설 관련 예보는 없는 상태다.
강릉지방기상청 민원실 관계자는 "올겨울 들어 동해안 내륙에 내린 눈은 없고 진부령, 미시령 등 주요 고개에 눈이 왔다"면서 "2월 폭설 관련 예보는 나온 게 없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오는 26∼30일 강원 영동지역에는 주로 비가 오고, 기온이 낮은 산지에는 비나 눈이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한겨울에 등장한 대관령 폭포수 |
dm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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