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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2020 금융권 새 사령탑] 고객신뢰 원동력 삼아…디지털금융 혁신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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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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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와 풍요를 뜻하는 '흰 쥐의 해' 경자년이 밝았다. 초저금리와 파생결합증권(DLF) 사태 등으로 어느 때보다 금융 환경은 악화됐지만 그 속에서도 신년을 여는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은 저마다 지혜를 발휘해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다. 최근 각 금융사 수장으로 임명된 CEO들은 걸어온 길도 다르고 전문성도 상이하지만 하나같이 고객과 주주들을 동시에 만족시키겠다며 새해 경영 포부를 밝혔다. 일방적인 지시가 아니라 자신도 몸으로 뛰면서 직원들을 설득해 어려운 금융 환경을 헤쳐 나가겠다며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이들은 국내에서는 디지털 금융 혁신으로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해외에서는 신남방을 중심으로 수익을 높이겠다며 연초부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각종 금융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리스크 관리체제를 강화해 소비자 보호에 나서겠다는 약속도 빼놓지 않았다.

높은 경영 성과로 지난해 12월 차기 회장 후보로 선출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신년사에서 '신뢰' '개방성' '혁신'을 새로운 화두로 제시했다. 오는 3월 신한금융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으로 선출될 예정인 조 회장은 "일류는 고객과 사회의 절대적 신뢰를 의미한다"며 "보이스피싱 제로, 고객중심 신평가제도, 고객 투자자산 모니터링 강화 등 언제 어디서나 고객 퍼스트를 실천하자"고 말했다. 그는 금융의 경계를 넘어 핀테크 등 국내외 다양한 기업과 협업해 지식 융합을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은 조 회장을 포함해 대부분 자회사 경영진이 유임됐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과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 서현주 제주은행장, 김영표 신한저축은행 사장, 배일규 아시아신탁 사장 등이 재신임을 받았다. 신한금융 계열사의 정보기술(IT) 인프라스트럭처를 책임지는 신한DS 신임 수장으로는 컨설턴트 출신인 이성용 사장이 선임됐다. 지난해 신한금융지주 회장 직속 미래전략연구소 대표로 그룹에 합류한 그는 1년 만에 현장 경영에 나서며 지주의 디지털 업무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임무를 맡게 됐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지난해 말 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재신임을 받았다. 손 회장 역시 3월 우리금융 주총에서 선출되면 3년간 우리금융을 다시 이끌게 된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1등 금융그룹 달성을 위해 규모의 경제와 함께 고객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와 증권·보험사 등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해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의 경영 목표를 '고객 신뢰와 혁신으로 1등 종합금융그룹 달성'으로 정했다"며 "굳건한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혁신을 시작할 때"라고 말했다.

허인 KB국민은행장도 연임에 성공했다. 2017년 11월 행장 자리에 오른 그는 올해 11월까지 3년 임기를 채우게 됐다. KB금융은 허 행장을 포함해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허정수 KB생명보험 사장, 신홍섭 KB저축은행 사장 등을 모두 유임시켰다. 허 행장은 올해 상반기 영업점 직원 인사를 인공지능(AI) 기반 알고리즘을 통해 실시한다면서 좀 더 구체적인 경영 목표를 내세우기도 했다. 그는 "상반기 인사부터 '사람 손'이 아닌 'AI 기반 알고리즘'에 의한 영업점 이동·배치가 시도되고, 상반기 중 클라우드 기반 '신HR 플랫폼' 구축과 연계해 인사제도상의 혁신적 변화와 함께 쌍방향으로 직원과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허 행장은 고객 중심 영업을 정착시키기 위해 올해 은행 핵심성과지표(KPI)를 금융소비자 보호에 초점을 맞춰 바꾸기로 했다.

NH농협금융지주도 손해보험 수장만 교체하는 소폭의 인사를 단행하는 데 그쳤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처음으로 3연임에 성공했으며 홍재은 NH농협생명 대표와 이구찬 NH농협캐피탈 대표도 재신임을 받았다. 최창수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이 새롭게 NH농협손해보험을 이끌 사령탑이 됐다. 이 행장은 올 초에 미국 뉴욕지점, 베트남 하노이지점, 중국 베이징사무소 등 3개 해외 사무소와 동시에 영상 통화를 실시해 새해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한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이 행장은 "개인·기업여신, 투자금융 등 권역별 특색 있는 사업을 추진하고 농업금융 특화 모델을 발굴·정착하는 등 농협은행만의 차별화된 글로벌 사업을 가속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창수 대표는 신년 초 임직원들과 등산하면서 지속 가능한 기반 구축과 업무 혁신 등을 이행하자고 결의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는 "현장과의 소통,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자"고 당부했다.

지난 2일 임명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도 "글로벌 은행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방문규 수출입은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화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시간과 자원은 핵심 업무에 집중시켜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올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이끌게 된 문성유 사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확대로 캠코의 공적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 출신인 이승철 신임 한국자금중개 사장은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끊임없이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올 초에 새로 임명된 전영삼 산은캐피탈 사장은 KDB산업은행의 여신전문금융 기관으로서 투자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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