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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차트로 보는 중국] 전환기 맞은 中 부동산, 새 투자이슈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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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년 동안 한 푼을 안 써도 상하이 변두리에 2㎡도 못 사겠네."(중국 드라마 '환러쑹' 대사 중)

중국 대도시에서 젊은 층에게 주택 구매란 '하늘의 별 따기'다. 베이징, 선전, 광저우, 상하이 등 1선 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2000년 이후 연평균 약 13%씩 상승했다. 항저우, 난징 등 2선 도시에서도 연평균 11%가량씩 올랐다. 70개 도시를 표본으로 한 전국 부동산 값도 연간 9%가량의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20년간 중국 부동산시장은 우상향을 지속한 황금기였다. 이것이 과연 비이성적 투기 광풍 때문일까.

어찌 보면 각 경제주체의 합리적 선택의 결과였다. 사실 중국 소비자들의 투자 대상은 매우 제한적이다. 은행의 예금 이자율은 자산 증식에 큰 의미가 없다. 증권시장 거래의 80% 이상은 개인투자자가 차지해 변동성이 크다. 2000년 이후 상하이종합지수 상승률은 연평균 2%에 불과하다. 자본 유출 통제로 인해 해외 자산 투자도 제한적이다. 그 결과 중국 가계 자산의 60~70%를 부동산이 차지하고 있다. 상속세가 없고, 재산세가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도 요인 중 하나다.

정부 역시 부동산을 통해 경제 성장을 견인해 왔다. 부동산업과 건설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15%를 차지한다. 철강, 시멘트, 건설, 자동차, 소비재 등 다른 산업의 수요를 자극하기도 한다. 지방정부의 경우 토지 판매가 재정 수입의 20~30%를 차지하기 때문에 부동산을 활성화할 유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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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경기는 이제 황금기를 지나 전환점을 맞았다. 주요 도시의 신규 토지 공급이 제한돼 대규모로 개발할 여지가 많지 않다. 또 정부는 2016년 이후 '집은 투기 대상이 아닌 사는 곳(住房不炒)'이라는 기조 아래, 타지(他地)인의 소유 제한, 계약금 비율 인상, 대출 제한 등의 수요 조정 정책을 펴왔다.

하지만 중산층 소비자의 '삶의 질'을 중시하는 '업그레이드 수요'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노후화에 따른 재건축도 주요 이슈가 될 것이다. 부동산 기업도 주택뿐만 아니라 상업, 물류 및 임대, 공유 등 신규 서비스로 다양화를 모색하고 있다. 중국 부동산시장은 한국의 경험을 활용할 여지도 있다. 전환기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투자와 연관 산업에서 기회를 탐색해볼 만하다.

[성정민 맥킨지 글로벌연구소 중국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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