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호남에 돌아온 안철수…'안풍' 다시 불까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역 정치권 "호남 정치 분열에 실망, 사과·반성 먼저"

호남발 정계개편 속 중도 세력 구심점 기대감도

연합뉴스

안철수 '묵념'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20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2020.1.20 pch80@yna.co.kr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귀국 후 첫 행선지로 광주를 택하면서 과거의 지지 기반에서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을 다시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 전 의원은 19일 귀국하고 곧바로 다음날인 20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안 전 의원이 광주를 방문한 것은 2018년 지방선거 이전인 1월 이후 2년 만이다.

그는 2016년 총선에서 국민의당을 이끌며 '녹색 돌풍'을 일으켜 광주와 전남 지역구 18석 중 16석을 차지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광주·전남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전국에서 가장 높은 30%의 득표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가 다시 광주를 찾은 것은 자신을 중도 세력의 대표 주자로서 대권 주자로 키워준 광주에서 정치적인 새 출발을 모색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안 전 의원은 5·18묘지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영호남 화합, 국민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호남에 기반을 둔 국민의당이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역사의 고비에 물줄기를 바로잡는 역할을 (하며) 옳은 길을 가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를 지지해주셨던 많은 분께 감사드리고, 그 과정에서 부족했던 저에 대해 사과드리러 왔다"고 새 출발의 의지를 피력했다.

안 전 의원의 방문을 두고 과거 높은 지지를 보여준 지역 민심은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고 있다.

거대 양당을 견제할 새로운 정치 세력으로서 지지를 몰아준 지역 민심은 이후 그가 보여준 '우클릭' 행보에 실망감을 드러내며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다'며 선을 긋고 있다.

국민의당이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무소속으로 분열하는 과정에서 '호남 정치' 입지가 좁아지는 데 그의 역할이 컸다는 점도 부정적인 여론을 키운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은 "4년 전 중도 개혁으로 호남의 큰 지지를 받았는데, 이를 다시 반복하는 것에 호남이 다시 신뢰를 보낼지 의문이다"며 "이후 당이 사분오열되고 호남 정치가 힘을 잃어버린 점에 대해 지역민에게 반성과 사과가 먼저 있어야 한다"고 평가절하했다.

연합뉴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안철수
(광주=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20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참배 후 민주의 문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1.20 yatoya@yna.co.kr



하지만 진보와 보수, 거대 양당의 대립 속에 중도의 '대안 세력'을 갈망하는 지역 민심도 여전해 그의 앞으로의 역할과 행보를 주목하는 이들도 많다.

안 전 의원이 '대안 세력'으로서의 역할을 보여준다면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는 마음으로 지지를 다시 보내줄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특히 호남계 야권 현역 의원을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 가능성은 그의 존재감을 여전히 키워주는 부분이다.

지역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별다른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현역 의원들의 입장에서는 안철수라는 브랜드를 통합의 매개체로 사용할 수 있다.

'호남 정치 복원'을 목표로 호남계를 중심으로 한 '진보 세력 통합'을 추진 중인 야권에서는 일단 안 전 의원이 '분열의 장본인'이라며 거리감을 두고 있지만, 앞으로의 행보를 보고 추후 통합 논의를 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최경환 대안신당 대표는 "중도 개혁 신당을 만들려고 한다는 데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 지켜볼 것이다"며 "하지만 안 전 의원이 그동안 보여준 '탈호남, 우클릭'의 모습에 대해 지역민에게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cbebop@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