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대사 "이견 해소 필요, 무기구매 등 동맹기여 설득"
미 국방부 "분담금, 한국 경제로 돌아가" 우회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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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올해 첫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이 이견만 확인한 채 마무리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협상에 진전이 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기는 했으나 방위비 협정 공백 후 열린 첫 협상에서 한미 양측은 주목할 만한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방위비 분담과 연계한 호르무즈해협 파병 논의 역시 전혀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협상을 마치고 귀국 길에 오른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 대사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델레스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방위비 협상과 관련해 상당한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안다는 발언과 관련해 "협상 과정에서 새로운 이슈들도 늘 등장 하게 된다"면서 "상당한 수준이 어떤 수준인지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저희 입장에서는 조속한 시일 내에 타결을 해서 협정 공백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사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와 14~15일(현지시간) 이틀 동안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해 협상을 진행했다. 이번 협상은 제10차 SMA가 지난해 말 만료됨에 따라 협정 공백 상태에서 처음으로 열린 6차 회의다.
한미 대표단이 이틀 동안 12시간 넘는 협상을 진행했지만 미국 측은 기존 한미방위비분담협정(SMA) 내용에서 추가한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과 역외훈련 비용 등 부담을 여전히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은 그간 순환배치 비용과 역외훈련 비용 등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내세워 방위비 분담 규모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정 대사는 "타결을 위한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종합적으로 (협정을) 서로가 양해 하는 수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아직까지 이견을 해소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접점이 찾아지고 있느냐는 질의에 대해서도 “서로 어떻게 창의적인 방법으로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해결책을 만들어 나갈 것이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미 국방부도 우회적으로 한국의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며 미국측 입장을 거들고 나섰다. 조너선 호프먼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방위비 분담 협상과 관련한 질의에 "재화와 서비스를 통해 한국의 분담금이 한국 경제로 되돌아간다"고 언급했다. 미국은 한국 정부가 부담하는 주한미군 근로자들에 대한 무급 휴직을 예고하고 있다. 호프먼 대변인의 이날 발언은 협정 타결이 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주한미군 근로자를 볼모로 삼을 수 있다는 메시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아울러 일각에서 제기됐던 호르무즈해협 한국군 파병 문제와 특정 무기 사업과 관련한 국방부 사업비 반영 등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논의된 적 없다고 강조했다. 이틀 동안 진행된 협상에서 SMA 틀을 벗어난 이야기는 없었다는 것이다.
정 대사는 호르무즈해협 한국군 파병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며 "동맹 기여라든지 이런 부분과 관련된 것을 제외하고 논의하고 있는 사항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특정 무기 관련 사업을 논의한다던지 국방부 사업비로 반영한다든지 하는 논의는 없다“면서 앞으로 연계될 가능성에 대해 "우리가 지금 계속적으로 동맹기여와 관련해 정당한 평가를 받기 위해 무기 구매 등에 대해 미국 측에 설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미 양측이 기존의 입장을 재차 확인하면서 조기 타결 가능성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큰 틀의 원칙부터 양측이 이견을 보이고 있는 탓이다. 7번째가 될 다음 방위비 협상은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의 조속한 타결을 통해 협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한미동맹과 연합 방위태세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차기 회의 일정은 외교 경로를 통해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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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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