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철 기자 자화상. 예비역 육군 소령으로 군사문화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
최근들어 국군 장병들을 위한 새로운 군수품 보급사업이 활발하다. 늦었지만, 군 당국이 장병들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군수품 개선에 힘을 싣는 모습은 환영할 일이다.
이러한 군 당국의 노력은, 군수품 관련 국내 기업의 내수 활성화로도 이어질 수 있어, 경제적으로도 매우 유익하다고 본다. 그렇지만, 이런 장밋빛 미래를 예단할 수 없는게 최근의 현실이다. 일부 해외 기업의 입김으로 국내 기업과 관련산업이 좌지우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최근 군 당국은 사이즈 문제로 시끄러웠던 패딩을 해외파병용으로 보급하려고 있다. 해외파병 부대용 패딩은 일반 장병에게 지급되는 '패딩형 동계점퍼'와 조금 다른 '경량 패딩'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렸다.
지난해까지는 소프트쉘이라는 전투상황 등을 고려한 제품이 보급됐는데, 올해는 패딩으로 바뀐 것이다. 경량 패딩이 우리 군이 파병되는 지역에 적합한지도 의문이지만, 이 보급품의 구매요구도도 다소 문제가 있어 보인다.
발수·투습 기능으로 유명한 외국기업의 소재 사용을 명문화 한 점이다. 군용으로 뛰어난 신뢰성을 가진 소재임에는 분명하다.
그렇지만 소재 공급권을 쥔 해당 업체의 한국지사가 경량패딩 사업 입찰업체와 담합을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복수의 국내 원단업계 관계자들은 "해당 외국 업체는 국내에 생산시설을 두지도 않고 있는데, 국내 기업들을 종속적으로 두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면서 "까다로운 생산공정 감시 등이 신뢰성으로 이어지는 장점도 있지만, 반대로 국내업체를 옥죄는 수단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해외기업은 국내 대기업과 연계를 하면서, 국내 대기업마저도 자신들의 유통기지화 하려한다는 우려가 업계에서는 공공연히 돌고 있다. 국산화를 표방하면서 속으로는 해외기업에 잠식되어 가는 셈이다.
지난 7년 간 국군의 방상외피(야전상의) 소재는 일본계 소재기업이 사실상 독점적으로 공급했다. 순수 토종 기업들도 생산이 가능한데 말이다. 군 관계자는 "일본계인지 그리고 자금과 지분관계는 현행법상 규제하지 않아 문제가 없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대한민국에 위치했지만, 이 기업의 수입은 고스란히 일본으로 흘러간다. 그 공로로 이 일본계 기업의 대표는 일본 정부의 훈장을 지난해 수여받기도 했다. 지난해 레이온 소재가 높게 포함된 신형 전투복 소재도 이 기업의 주력상품이기도 하다.
새로 커지는 군수품 시장의 성장 동력이 순수 국내기업이 아닌 외국계 기업에게 가로채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정부와 군 당국은 진정한 국산화의 의미를 되짚어 보기를 바란다.
문형철 기자 captinm@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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