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오른쪽 네 번째)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혁통위 첫 회의에서 김상훈·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 지상욱·정운천 새로운보수당 의원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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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챙기기', '나를 뺀 혁신' 모습 비쳐서는 어려워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4·15 총선을 앞두고 보수대통합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보수통합을 제의한 지 두 달 만이다. 우여곡절 끝에 어렵게 대화가 시작됐지만, 벌써 잡음이 흘러나온다.
조건에 새 조건에 제시되고, 합의한 통합 원칙에 대한 진정성 있는 실행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또한 통합 논의 기구(혁신통합추진위원회)에서 논의되지 않은 민감한 사안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며, 일부에서 반발하는 모습까지 연출됐다.
새로운보수당은 황 대표를 향해 보수재건 3원칙(탄핵의 강을 건너, 보수를 혁신하고, 새집을 짓는다) 공식 수용을 거듭 요구했고, 침묵하던 황 대표는 지난 13일 "혁통위에서 발표한 보수중도통합의 6원칙에 새보수당에서 요구해온 내용이 반영돼 있다"고 간접적으로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이에 14일 혁통위 첫 회의가 열렸지만, 새보수당 측에선 새로운 조건을 제시했다. "혁신 통합 대상은 한국당뿐이고, 혁통위는 의견교환을 하는 자문기구로 본다. 혁통위의 명칭부터 역할, 기능 등 백지상태에서 다시 시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새로운 판을 짤 것을 요구했다.
통합 원칙은 말로만 수용한 모양새다.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부분에 대해선 한국당 내 친박계가 반발하고 있고, 혁신은 아직 말 외에 행동이 없다. 이번 통합 논의의 핵심은 대대적 혁신으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새로운 보수'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에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는 인적 혁신이 필수인데, '나를 제외한 혁신', '상대만 혁신' 등의 모습으로 비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민감한 문제인 공천과 관련해 한국당이 '100% 국민 여론조사 경선' 방침을 세웠다는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면서 다른 통합의 대상이 반발하는 일도 벌어졌다. 혁통위에서 논의되지 않은 민감한 내용이 흘러나오며, 기득권이 없는 통합 논의 참가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보수통합이 '도로 새누리당'이 되지 않기 위해선 탄핵 사태와 관련된 인사, 보수 분열에 책임 있는 인사들 모두가 어떤 방식으로든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 책임 없는 혁신은 이뤄질 수 없다. 나아가 보수 시민단체, 중도 쪽 인사 등 광범위한 세력들이 합류하는 통합을 이뤄야 한다.
보수통합으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총선에서 승리하겠다는 보수 정치인들의 말이 진정성을 갖기 위해선 과정을 얼마나 매끄럽게 진행하는가가 중요하다. 잡음이 적을수록 시너지는 커진다. 국민들은 보수 정당, 정치인들의 지난날을 알고 있고, 지금도 매서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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