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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반도체 가격 하락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던 수출물가지수가 상승 반전했다. 12월 들어 원·달러 환율이 오른 영향이 컸다. 다만 환율이 상승한 영향을 제외하면 여전히 강보합 수준이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12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출물가지수는 전월(96.74)대비 0.8% 상승한 97.54로 집계됐다. 수출물가가 상승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4개월만이다. 다만 전년동월대비로는 3.1% 하락해 7개월 연속 하락세를 유지했다.
수출물가가 오른 데에는 환율 영향이 컸다. 12월 원·달러 환율이 전월대비 0.7% 상승한 가운데 석탄 및 석유제품(3.8%),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0.6%) 등 수출물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농림수산품 역시 전월대비 1.4% 상승했다. 환율효과에 D램 수출물가도 전월비 0.6% 상승했다. D램 수출물가 역시 환율효과가 나타났던 8월 이후 4개월만에 상승 반전했다.
그러나 환율 효과를 제거한 계약통화기준 수출물가는 전월대비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년동월대비로는 7.2% 하락했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는 환율을 제외하고 보면 수출물가가 0.1% 하락하기도 했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의 경우 일부 제품에서 가격인하가 발생했는데 연말 재고소진을 위해 가격인하가 발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TV용 액정표시장치(LCD)의 경우 수출물가가 0.7% 올랐는데 이 역시 환율을 제외하면 보합 수준이었다. D램은 수출물가가 0.6% 올랐지만 환율을 제외하면 0.2% 감소했다. D램 수출물가는 지난 8월에도 환율 효과로 2.9% 상승한 뒤 다시 고꾸라진 바 있다.
2019년 연간 수출물가는 전년대비 3.3% 하락했고, 계약통화기준으로는 8.2% 내렸다. 지난 한 해 동안 반도체 가격이 급락했고 국제유가도 떨어진 점이 수출물가에 영향을 미쳤다.
12월 수입물가지수는 108.84로 집계돼 전월비 1.6% 상승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원재료(2.4% 상승)·중간재(1.5% 상승)·자본재 및 소비재(1.0%, 0.6% 상승) 등 수입물가가 일제히 상승한 덕이다. 수입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로도 3.4% 상승해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 반전했다.
수입물가 역시 환율 효과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 환율을 제외한 계약통화기준 수입물가는 전월비 0.9% 상승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전년동월비 계약통화기준 수입물가는 1.0% 하락했다. 2019년 연간 수입물가는 전년비 0.8% 상승했지만, 계약통화기준으로는 4.1%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봤을 때 국제유가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오른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유가가 하락하면 수입물가도 낮아져야 하지만, 환율이 오르면서 유가 하락분을 만회했다는 설명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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