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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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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복귀 이후 호남 제3지대 통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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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신당·바른미래당 당권파·민주평화당 통합론 전망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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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월 8일 국회에서 열린 제189차 최고위원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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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씬 더 복잡해졌다.”

대안신당의 한 인사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정치복귀 선언 후 호남 상황을 이렇게 전망했다. 당초 안 전 대표의 정치복귀가 불투명하던 시점에서 대안신당과 바른미래당 당권파, 민주평화당이 제3지대에서 합당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안 전 대표의 정치복귀가 현실화되자, 상황이 복잡해졌다.

유성엽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은 지난해 말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호남 무소속 의원들에게 제3지대 통합을 위한 원탁회의를 제안했다. 보수 세력이 ‘빅텐트’라는 구상을 하고 있는 반면, 호남 지역에서는 제3지대 통합론이 시동을 걸고 있는 것이다. 바른미래당이든, 대안신당이든, 민주평화당이든 호남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의원들에게 안 전 대표의 정치복귀는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때문에 제3지대론의 동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고, 반대로 약해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박지원 의원 “한 번 속지 두 번 속느냐”

2016년 총선 때 안 전 대표가 이끈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전체 28석 중 23석을 가져갔다.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반감에, 안 전 대표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진 결과였다. 하지만 새누리당 탈당파 의원들과 함께 바른미래당을 창당하면서 호남 민심은 안 전 대표에게서 떠나기 시작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1월 7일 방송된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 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가 과거 국민의당 대표와 대통령 후보 때는 본래 보수인데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진보로 위장 취업했다”면서 “사람이 한 번 속지 두 번 속느냐”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등의 야당 통합에 대해선 “군소 진보정당들은 뭉쳐서 함께 가면 상당한 승리 가능성이 있다”며 “그래서 그러한 얘기들이 오가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의 복귀와는 관계없이 호남 의원들의 통합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제3지대 통합에 안 전 대표가 참여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큰 차이가 될 수 있다. 이상돈 의원(바른미래당 비례)은 “호남의 다선 의원들과 안 전 대표는 예전 국민의당처럼 같은 정당 아래에서 다시 함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와 호남 제3지대론이 함께할 가능성이 낮다는 얘기다. 대안신당의 한 의원 측은 “안 전 대표가 ‘반문(反文) 반한(反韓·반한국당)’을 내세울 것으로 보이는데, 호남에서 ‘반문’은 ‘친한’으로 보이기 때문에 안 전 대표가 참여하는 호남 제3지대론은 지금으로서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 내부에서는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에 복귀해 총선을 이끌 경우 대안신당과 민평당 등 예전의 국민의당 세력과 함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인사는 “이념이나 성향이 다른 것이 아니라, 국민의당에서 바른미래당으로 떨어져 나올 때의 정서적 갈등 측면이 있었다”면서 “정서적 문제는 얼마든지 뛰어넘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내부에서는 안 전 대표의 정계복귀를 놓고 ‘바른미래당으로의 복귀’ 아니면 ‘독자신당 창당’이라는 두 갈래 추측이 나왔다. 여기에는 손학규 대표의 대표직 사퇴 여부가 선택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손 대표가 안 전 대표와 손을 잡고 역할 분담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바른미래당 내부의 상황은 복잡하게 돌아갔다.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유승민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당권파로 나눠졌다. 안철수계 의원들은 비당권파와 뜻을 같이하면서 ‘변화와 혁신을 통한 비상행동(변혁)’에 함께 참여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탈당파 의원들이 바른미래당에서 탈당해 ‘새로운보수당(새보수당)’을 창당하자, 안철수계 의원들은 따라가지 않고 바른미래당에 잔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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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9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안신당 광주시당 창당대회에서 천정배(오른쪽 두 번째부터), 유성엽, 장병완, 최경환 의원 등이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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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신년 메시지에 등장한 ‘사과’

당권파에서도 분화가 이뤄졌다. 호남계 의원들과 손학규 대표계 사이에 간극이 벌어진 것이다. 호남계 의원들은 손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주장했다. 안 전 대표의 정치복귀 선언 후 손 대표가 대표직 사퇴에 대한 뜻을 직접 밝히지 않자, 올해 초 호남계 의원들은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는 등 보이콧에 나섰다. 바른미래당의 한 인사는 “호남계 의원들은 당초 손 대표가 물러난 후 제3지대에서 대안신당·민평당과의 합당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안 전 대표의 등장으로 호남계 의원뿐만 아니라 손 대표, 안철수계 의원들이 다 함께 손을 잡는 그림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이 안 전 대표와 손을 잡더라도, 호남 정서는 이들이 넘어야 할 벽이 될 수 있다. 한 호남 지역 인사는 “안 전 대표에 대한 호남의 민심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지역에서는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으로 복귀한다고 하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이 낫다는 목소리가 더 많다”고 말했다.

대안신당·민평당과의 합당을 예상해본다면 이 과정에서도 결국 안 전 대표에 대한 호남 정서가 벽이 될 수 있다. 호남에서는 1월 7일 안 전 대표의 신년 메시지에 등장한 ‘사과’에 주목했다. 이 메시지에서 안 전 대표는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영·호남 화합과 국민 통합이 필요하다는 신념으로 추진했던 바른미래당의 현 상황도 제 책임”이라며 “호남에 기반을 둔 국민의당이 먼저 손을 내밀어 역사의 물줄기를 올바른 방향으로 바꾸려는 순수한 의도였다”라고 사과했다.

안 전 대표가 귀국 후 호남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가 향후 제3지대 통합과 관련해 주목을 받고 있다. 바른미래당의 한 인사는 “안 전 대표의 최근 메시지를 보면 ‘미래세대’라는 콘셉트를 읽어낼 수 있다”면서 “결국 안 전 대표의 시선은 젊은 세대를 향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호남 통합이라는 지역적 이슈보다 미래세대라는 세대 이슈를 앞세울 것이라는 것이다.

손학규 대표가 1월 9일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내용도 ‘미래세대’에 방점을 찍고 있다.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은 미래세대의 원탁회의에 하나의 주체로서 참여할 것”이라며 “제3지대의 다른 축을 맡고 있는 분들도 세대교체·정치교체의 대의를 위해 미래세대가 뛰어들 판을 만드는 데 참여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 기자회견으로 손 대표가 안 전 대표의 미래세대 전략에 발을 맞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게다가 제3지대를 언급함으로써 안 전 대표와 손 대표가 ‘미래세대로의 세대교체’를 전면으로 내세우면서, 제3지대 통합에 나설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윤호우 선임기자 ho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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