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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신재원 현대차 부사장 "승객을 싣는 드론 2035년쯤엔 보급 급속히 늘어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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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현대차 신재원 사업부담당 부사장.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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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0’에서 미래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수직이착륙 전동비행체(PAV)를 전시해 적잖은 관심을 끌었다. 사업영역을 지상에서 하늘로 확장하려는 시도가 신선하게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얼마전부터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을 그룹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선정하고 인재 영입을 계속하고 있다. 신재원 부사장(61·사진)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신 부사장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잔뼈가 굵은 엔지니어로, 연세대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석사, 버지니아공대서 박사를 받았다. 이후 나사에 들어가 워싱턴본부 항공연구총괄본부장을 지내는 등 항공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다.

지난 6일(현지시간) CES 2020 행사에서 신 부사장과 만나 UAM에 대해 들어봤다.

-도심항공모빌리티가 뭔가?

“드론처럼 하늘을 나는 비행체만 지칭하는게 아니라 도심항공을 열기 위한 전체 생태계, 환경으로 생각하면 된다. 새로운 항법, 착륙장, 충전시설, 법규 등 도심에서 항공기가 날 수 있게 만드는 전체 생태계인 셈이다. 비행체는 수직이착륙비행체(eVTOL)라는 용어를 미국 등에서는 많이 사용한다. 한국에서는 개인용비행체라는 뜻의 ‘PAV’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혼동이 올 수도 있다. 도심항공은 상용화되면 개인 자가용보다는 택시처럼 대중교통 체계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수직이착륙비행체가 기존 헬리콥터와 다른 점은?

“헬기는 수직이착륙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소음이 심해 선진국 등에서도 대도시 운항을 금지하는 경우도 있다. 수직이착륙비행체는 전기모터를 사용하므로 로터를 대형으로 만들지 않고 여러 개를 써 소음이 줄어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충분히 도심 운항이 가능하다.”

-도심항공모빌리티는 언제부터 상용화될 것으로 보나?

“지금은 정말 예측하기 어렵다. 우버의 계획을 표준으로 삼는데, 우버는 2023년에 시범 상업운행을 시작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완전 자율주행은 아니고 4~5명이 탑승해 처음에는 파일럿이 운전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본다. 2029년이나 2030년쯤에는 규제도 다듬어지고 기체 성능도 좋아질 것이다. 대중의 수용성도 커질 것이다. 2035년쯤에는 규제와 기술이 해결돼 급속도로 보급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안전이 중요한데?

“비행기는 워낙 크기 때문에 낙하산을 쓸 수 없다. 헬기만 돼도 내연기관이 있기 때문에 무게가 많이 나가 낙하산으로는 불가능하다. 경비행기 중에는 낙하산을 장착하는 회사가 있고, 상용화도 됐다. 수직이착륙비행체는 패러슈트를 장착해 비행체가 컨트롤 될 수 없을 때 비상용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로터도 여러 개 있기 때문에 헬기는 메인엔진이 고장나면 추락하지만 수직이착륙비행체는 하나가 고장나도 다른 로터로 조작이 가능하다.”

-30년 동안 나사에서 중추적인 일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차를 만드는 현대차에 옮기는 결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

“21세기 들어 제일 두드러진 현상이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상이다. 자동차 업체는 자동차 만들고 비행기 업체는 비행기만 만든다는 그런 개념이 흐려지고 있다. 다른 산업과 융합이나 조합을 잘해서 새 기술 만들어 인류에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현대차가 도심항공 모빌리티에 뛰어들어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아무리 설계나 디자인을 잘해도 양산체제로 가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각국 항공사에서 운영하는 대형 항공기 숫자가 2만5000대쯤 된다. 보잉이 B737을 한달에 600대 정도밖에 생산하지 못한다. 하지만 자동차 업체는 기술도 있고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 현대차에 입사를 결정한 이유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그룹을 혁신하려는 의지가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또 미국에서 계속 일을 해왔기 때문에 제 조국에 기여를 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

-조직 규모는 얼마나 되나?

“한국에 있는 팀은 한 30명 정도 된다. 인재들 많이 영입하고 조직을 키워 나갈 것이다. 미국에는 연구·개발센터를 차리려고 한다. 하지만 인력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현대차그룹의 총체적 능력이 더 중요하다.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는 높은 기술이 있고, 안전도 보장하고, 원가절감까지 가능한 능력이 현대차그룹에 있다고 믿고 있다.

라스베이거스|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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