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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전세계 경악시킨 이란 사령관 '드론 참수'···이젠 떼로 공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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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엔젤해스폴른' 곧 현실로

미국 등, AI와 군집기술을 적용

인도네시아 등도 드론 자체 개발

중앙일보

영화 '엔젤해즈폴른'에서 무인기 떼의 미국 대통령 일행 공격 장면. 현재 기술 발전 속도로 봐 머지않아 이 장면에서처럼 소형 무인기 무리가 명령에 따라 특정 인물이나 장소를 타격할 수 있을 것이다. ['엔젤해즈폴른' 예고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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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이 이란 군부의 실세이자 혁명수비대 정예군(쿠드스군) 사령관인 거셈 솔레이마니를 드론 공습으로 제거하자 전 세계가 깜짝 놀랐다. 무인기인 드론이 적의 지휘부를 노린 ‘참수작전’을 맡을 정도로 발전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달은 것이다.

그런데 미군이 동원한 MQ-9 리퍼는 2001년 첫 비행을 한 기종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창 개발 중인 드론은 이미 리퍼를 뛰어넘는 성능을 갖췄다. 군사 전문 자유기고가인 최현호씨는 “미국 등 방위산업 선진국들은 군집 기술과 인공 지능(AI)을 접목해 무인기의 역할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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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론 ‘MQ-9 리퍼’는... .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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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미국 공군이 두 차례 시험비행에 성공한 XQ-58A발키리가 대표적이다. 발키리는 전투기의 윙맨(Wingmanㆍ요기) 역할을 담당한다. 전투기는 보통 2대가 짝을 이뤄 서로를 지켜준다. 요기(僚機)는 좀 더 경험이 많은 장기(長機)의 주변을 날아다니는 개념이다. 발키리는 선두에서 적진을 정찰하고, 레이더나 미사일과 같은 적의 방공시설을 공격한다. 조종사는 자신이 탄 전투기에서 여러 대의 발키리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다.

호주 공군도 미국의 보잉과 손잡고 발키리와 비슷한 개념의 무인기를 개발하고 있다. ‘로열 윙맨(충직한 요기)’이라 불리는 호주 무인기는 올해 시험비행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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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군이 유인 전투기를 보조할 목적으로 개발 중인 XQ-58A 발키리가 시험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 미 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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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연구 중인 그렘린은 소형 무인기다. C-130 허큘리스 등 수송기에서 그렘린 수십 대를 뿌리면 무인기들이 무리를 이뤄 작전을 수행하는 게 개발 목표다. 그렘린에서 좀 더 발전한 무인기가 영화 ‘엔젤 해즈 폴른’에서 나온다. 영화에선 소형 무인기 떼가 미국 대통령 일행을 공격한다.

미 해군은 지난해 9월 MQ-25 스팅레이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항공모함에 탑재할 예정인 이 무인기의 주요 임무는 공중급유기다. 그러나 필요할 경우 정찰기로도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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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30일 출고식에서 공개된 인도네시아 최초의 자체 개발 드론인 푸나(Puna). [사진 인도네시아 항공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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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호씨는 ”21세기 전쟁터를 지배할 드론전의 특징은 드론이 더는 선진국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인도네시아의 국영 항공 제조사인 인도네시아 항공산업(PT DI)은 지난해 12월 30일 푸나(Puna) 중고도 장기체공(MALE) 무인기를 출고했다. 인도네시아 군관민이 공동으로 내놓은 이 무인기는 최대 고도 6000m. 최대 속도 시속 235㎞로 비행할 수 있다. 나쁜 날씨에서도 정찰이 가능하도록 합성개구레이더(SAR)를 달았다.

터키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리퍼처럼 공격력을 갖춘 드론인 아큰주(Akinci)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터키와 같이 자체 개발 능력이 부족한 아랍에미리트(UAE)는 지난해 5월 중국으로부터 도입한 무인기인 윙룽(翼龍)을 갖고 리비아 반군 도시를 타격했다. 2015년 1월 나이지리아에선 중국제 드론인 CH-4가 추락했다. 공격 무기를 장착할 수 있는 CH-4는 ‘중국판 리퍼’라고 불린다. 나이지리아 군이 이슬람 무장 단체인 보코 하람과 싸우기 위해 수입한 무인기였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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