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미국이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제거하면서 북한의 선제타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란의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제거하면서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이어갈 경우 미국은 군사적 옵션을 다시 꺼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이라크에서 자국 민간인 1명이 로켓포 피격으로 사망한 사건을 보고 받으면서 군사적인 옵션을 꺼내들었다. 레드라인을 넘었다는 것이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5월 이란의 유조선 공격, 6월 미 무인정찰기 격추, 9월 사우디 유전 공격을 당하면서 "지금 대응하지 않으면, 이란은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솔레이마니 사령관 제거는 북한에도 적용될 수 있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에도 레드라인은 설정해왔다. 레드라인은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하는 핵ㆍ대륙간탄도미사일(ICBM)시험 등 고강도 도발이다. 북한이 이런 도발을 이어갈 경우 2017년 미국이 검토한 군사옵션인 일명 '코피전략'을 다시 꺼내들 수 도 있다.
만약 미국이 선제타격을 시도할 경우 전략폭격기나 F-22 등 대형무기 보다는 무인공격기를 다시 사용할 수 있다. 확전보다는 쪽집게타격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현재 전북 군산에는 2018년 2월에 창설된 그레이 이글 중대가 있다. 이 중대에는 그레이 이글(MQ-1C·사진) 12대가 배치됐다. 그레이 이글은 고도 7.6㎞에서 400㎞의 작전 구역에 대한 감시와 정보 수집이 가능하다. 유사시 헬파이어 대전차 미사일, 최신형 소형 정밀유도폭탄 GBU-44/B 바이퍼 스트라이크를 장착하고 북한 상공에 침투해 핵심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하지만 선제타격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제타격을 하기 위해서는 한미간에 합의가 우선이다. 북한의 전쟁도발 징후가 명확할 경우 한미는 긴급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와 군사위원회(MCM)을 개최해 상황을 평가한다. 이후 우리 정부는 국가안보회의(NSC)를 통해 대통령에게 건의를 하고 선제공격 승인을 하게된다. 자위권 차원에서 선제공격을 한다면 국회에 통보는 하지만 승인은 선제타격 이후 받게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결단이 살얼음판 걷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절차를 다 밟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한다. 현재 미 하원은 솔레이마니 총사령관 폭격 관련 사실을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엘리엇 엥걸(민주ㆍ뉴욕)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란의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을 표적으로 해 이라크에서 발생한 공습은 의회와 아무런 통보나 협의도 없이 진행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이미 밝혔으며 이란이 보복을 해 올 경우 추가공격도 멈추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이란의 보복 위협을 언급하며"그들(이란)이 우리를 공격하면 우리는 반격한다. 그들이 다시 공격하면, 그러지 말기를 강력히 권고하는데, 우리는 그들이 공격했던 것보다 더 강력히 공격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이 미디어 포스트(트윗)는 이란이 그 어떤 미국 국민이나 목표물을 공격하면 미국은 신속하고 완전하게, 그리고 아마도 불균형적인 방식( in a disproportionate manner)으로 반격하리라는 점을 미 의회에 통보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트위터의 공지도 미의회에 행정적인 통보 절차라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불균형적인 방식'이란, 이란이 미국을 공격한다면 미국은 더 강하게 보복할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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