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합종연횡 시나리오를 떠나서 새보수당은 당의 정강·정책을 통해 '개혁보수'라는 고유 노선을 밝혔다. 성장과 분배의 조화로운 발전을 강조하는 경제 노선은 더불어민주당에 가깝고, 힘의 우위에 입각한 대화를 내세우는 대북 정책 등 외교안보 노선은 자유한국당에 가깝다. 당은 이 기치를 들고서, 자멸하는 보수의 대안이 되어 문재인 정권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벼르고 있다. 당은 젊은 정당의 지향도 분명히 하고 있다. 당의 인적(人的) 기반은 바른미래당 대주주였던 유승민 의원의 지지 세력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지난 대선 때 6.8% 득표한 유 의원을 잠재적 차기 대권 주자로 보는 그룹이다. 새보수당이 '유승민당'이라는 지칭을 부정하기 어려운 것은 그래서일 것이다.
관심은 결국 개혁보수 브랜드와 유승민 이름표를 가지고 얼마만큼 민심을 얻을 수 있느냐에 모인다. 물론 신생 정당 특유의 파격, 혁신, 파이팅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선거판에 주요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다. 그 점에서 원외 2인을 포함한 7인 또는 8인이 공동대표를 맡고 그중 1인의 책임대표를 돌아가며 담당한다는 지도체제 실험은 신선하다. '조국 정국'을 지나면서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더 열망하게 된 청년층에게 다가서며 젊은 정당 이미지를 부각하는 전략도 긍정적이라고 평가될만하다.
그러나 그런 정도의 참신함은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기엔 충분할지 모르나 마음을 움직이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선거판은 몇몇 눈요기 이벤트나 잔수보다는 실효 있는 정책 공약과 후보 경쟁력이 좌우한다. 새보수당이 그걸 잘 안다면 당 정체성을 더 다듬고 주요 정책과 경쟁력 갖춘 후보로 이를 구현할 필요가 있다. 사실 개혁보수 노선은 옛 바른정당 때부터 큰 지지를 받지는 못했다. 그런데도 새보수당이 당명에까지 '보수'를 사용하며 개혁보수를 다시 표방한 것은 중도보수 세력을 파고들겠다는 의지의 발현으로 읽힌다. 이 재도전이 성공하려면 디테일의 승부에서 차별화해야 할 것이다. 유 의원은 이날 연설에서 의석수 8석을 80석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한국당이 강경 보수로 기울고 있다는 문제의식 아래 합리적 보수의 새로운 대안이 되겠다고 나선 이 셈법이 들어맞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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