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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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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총선 이후 제3정당이 공수처장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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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이 진통 끝에 국회를 통과했다. 이제 새해에는 개정 선거법이 적용되는 총선이 열리고, 공수처도 설치된다. 예정이다. 공수처는 상반기 준비를 거친 뒤 여름쯤 출범할 걸로 예상된다.

선거법과 공수처법은 패스트트랙에 같이 지정됐다는 점 외에는 별개로 보이지만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개정 선거법의 영향을 받는 총선 결과가 공수처장 임명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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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장은 7명으로 구성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에서 6명 이상이 동의해야 후보로 채택될 수 있다. 임명은 대통령이 한다. 위원회 구성은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협 회장, 여당 추천 2명, 야당 추천 2명으로 하게 돼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 추천 몫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시나리오 1 : 정의당 약진 땐 범여권·정부 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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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선거법의 수혜를 가장 많이 받을 걸로 예상되는 당은 정의당이다. 연동형 비례제에서는 지역구 당선자가 적고, 비례정당 득표율이 높을 수록 비례의석을 많이 받는다. 정의당이 현재 지역구 의석을 유지하고, 10% 가까운 정당 득표율을 얻을 경우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20석에 가까이 의석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많이 나온 바 있다.

최근 신년 여론조사에서는 '비례정당을 어느 당에 찍겠는가'라는 질문에 정의당을 찍겠다는 여론이 15%가까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정당을 만들지 않을 경우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정의당'이 나올 수 있다.

만약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1, 2당을 차지한 가운데 정의당이 제 3당으로서 원내교섭단체가 되면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 야당 추천 2명 중 1명을 '제2야당'이 되는 정의당 몫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는 여당인 민주당 몫으로 2명, 정의당 몫으로 1명이 가져가면 범여권·정부·사법부·변협 몫을 합치면 후보 추천 동의 정족수인 6명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한국당 몫은 1명이 돼 후보 추천위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

한국당은 이와 같은 시나리오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꾸준히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 구성 방식이 정부·여당에 유리하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해 10월 당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공수처법을 보면 추천위(원) 7명 중 한국당 추천 몫은 1명"이라며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통과돼 정의당이 교섭단체가 되면 6명 추천위원이 대통령 손아귀에 들어간다"고 비판한 바 있다.


시나리오 2 : 새보수당 약진 땐 범보수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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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군소 정당에게 유리하다는 점은 정의당 뿐만 아니라 다른 군소 야당에도 해당된다. 3일 바른미래당을 탈당하며 창당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새로운보수당의 약진 가능성도 있다.

2일 뉴시스·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비례대표 정당 투표를 어느 당에 하겠나'라는 질문에 4.8%가 새보수당을 찍겠다고 응답해 오차범위 내에서 바른미래당을 넘어섰다. 창당이 되기 전임을 감안하면 창당 후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설 경우 새보수당이 약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보수당이 제3정당으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게 될 경우 공수처장 임명은 정부·여당의 의도대로 진행되기 어려울 수 있다. 새보수당이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야당 몫으로 1명을 가져오게 되면 한국당 몫과 함께 2명을 범보수진영이 확보하게 된다.

새보수당에 참여하고 있는 의원들은 앞서 공수처법 표결 당시 불참한 유승민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공수처장 임명 과정에서 만큼은 새보수당이 한국당과 함께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


시나리오 3 : 중도 제3정당은 캐스팅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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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이나 새보수당이 아니더라도 중도진영에서 제3정당이 나올 가능성은 남아 있다. 2일 정계 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의 행보와 기존 바른미래당 당권파, 대안신당 등의 행보에 따라 20대 국회 국민의당과 같은 중도정당이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

중도정당이 제3정당으로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얻게 되면 공수처장 임명에도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될 가능성이 크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야당 몫 1명을 확보하게 돼 민주당과 한국당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은 정의당이 20석을 얻어 제3정당이 되길 바랄 가능성이 있다"며 "새보수당 등 보수 정당들은 (범여권의 추천위 6명 확보를 막기 위해) 총선에서 다수당 지위를 얻기 위해 애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나리오 4 : '비례자유한국당' 성공할 땐 민주 2 한국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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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맞서 한국당이 내놓은 카드는 비례전담 정당인 '비례자유한국당'이다. 한국당은 2일 '비례자유한국당' 창당준비위원회 신고서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 창당이 완료되면 한국당은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고 비례자유한국당은 비례대표만을 후보로 낼 계획이다. 이 경우 연동형이 적용되는 의석에서 비례자유한국당이 많은 의석을 가져올 가능성이 생긴다.

반면, 군소 정당들은 의석을 확보하기 힘들어진다. 가능성이 언급되는 정도지만 만약 민주당도 비례 정당을 창당하면 총선에서 양강 체제가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3정당이 원내교섭단체가 되지 못한 채 민주·한국 2당만이 원내교섭단체가 되면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몫도 민주당 2명, 한국당 2명으로 나눠가지게 된다. 이 경우 정부·여당이 후보 동의 정족수 6명을 확보하지 못해 한국당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게 된다.

[우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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