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겐다즈, 연초부터 아이스크림 가격 14% 올려
엔제리너스, 29종 판매 가격 조정…햄버거·콜라도↑
올해 가격인상 봇물 전망…업체 수익악화 돌파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커피값도 오르고, 아이스크림도 오르고 오르지 않은 품목이 없어요. 점심 먹고 커피숍에서 커피 한잔하면 2만원이 홀라당 나갑니다."
새해 벽두부터 먹거리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그야말로 물가대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커피부터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햄버거, 라면 등 안오르는 품목이 없을 정도다. 업체들은 인건비, 원재료 등의 비용상승을 가격 인상 요인으로 내세우고 있다. 매년 연말과 연초에 가격 인상이 되풀이되는 것을 두고 관행적 조치란 비판이 나오지만 지난해 급감한 수익률 회복을 위해서는 어쩔수 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올해는 작년보다 가격 인상이 더욱 봇물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 거세 소비자들이 직접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커피전문 프랜차이즈 엔제리너스가 3일부터 전체 판매 운영 제품 중 엔제린스노우와 싱글오리진 커피를 포함한 일부 29종의 판매 가격을 인상했다. 인상 품목은 엔제린스노우 8종, 커피류 8종, 티,음료 13종 등으로, 평균 인상률은 0.7%이다. 100~200원가량 올랐다. 이에 따라 '아메리치노'는 5100원에서 5200원으로, '싱글오리진 아메리카노'가 5000원에서 5200원으로, '로얄 캐모마일티'는 4900원에서 5100원으로 조정됐다.
엔제리너스 관계자는 "원부자재와 인건비, 임차료 등의 지속적인 상승에 따라 부득이하게 일부 품목의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며 "앞으로 개선된 서비스와 높은 품질의 제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겐다즈는 1일부로 매장과 편의점,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아이스크림 가격을 인상했다. 하겐다즈 미니 가격은 4200원에서 4800원으로 14.3%, 파인트는 1만1300원에서 1만2900원으로 14.2% 올랐다. 하겐다즈는 가격 인상 배경으로 아이스크림 주원료 및 국내외 물가 상승으로 인한 포장, 운송 비용 상승 등을 꼽았다.
농심은 지난달 27일부터 둥지냉면과 생생우동의 출고가를 각각 12.1%, 9.9% 인상했다. 소매 가격은 200원가량 올랐다. 농심 관계자는 "제조원가와 판관비 등 제반비용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같은 날 코카콜라음료도 11개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5.8% 인상했다. 주요 품목별 인상률은 '코카콜라' 250㎖ 캔 제품과 500㎖ 페트병 제품이 각각 4.8%, 1.5ℓ 제품 5.0%, 캐나다드라이 5.2% 등이다. 햄버거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롯데리아는 지난달 19일부터 버거 13종과 디저트 6종, 음료 2종, 치킨 5종을 100~500원 인상했다. 버거킹은 와퍼 등 버거류 20종과 사이드 메뉴 6종, 음료 1종의 가격을 각 100~300원 올렸고 KFC는 주요 제품의 가격을 100~200원씩 인상했다.
업체들은 해가 바뀌는 시점에 원재료를 비롯해 최저임금이 올라 가격 인상 요인이 늘어나기 때문에 제품가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올해 최저임금은 8590원으로 지난해 대비 2.9% 인상됐다. 2018년 16.4%, 2019년 10.9% 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여전히 기업 입장서는 부담이다. 하지만 소비가 늘어나고 상대적으로 다른 쪽에 관심이 몰리는 연말과 연초에 가격 인상이 매년 집중된다는 점에서 '관행'이란 비난이 거세다. 실제 지난 연말과 연초에도 농심, 엔제리너스, 롯데리아, 서울우유, 남양유업, 롯데제과 등 대부분의 식음료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주부 이지선(35) 씨는 "연말과 연초 소비가 활성화되는 시점에 가격이 죄다 오르는 현상이 반복되는데 꼼수 인상"이라면서 "특히 올해 최저임금 인상폭이 2.9%로 2010년 2.8% 이후 최저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0% 이상의 가격 인상에 대한 설명으로는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는 먹거리 가격 인상이 작년보다 더욱 빗발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주요 식품업체들의 실적이 악화돼 가격 인상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 절실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매년 꼼수인상 비판을 받으면서도 연중에 올리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연말ㆍ연초에 가격을 올리는 것이 비교적 부담이 없는 편"이라면서 "선두업체들이 가격을 올리면 경쟁업체들이 뒤따라 올리는 현상이 올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