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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물가와 GDP

지난해 소비자물가 54년만에 최저…올해도 0%대 저물가 기조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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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전년대비 0.4% 상승하는데 그치며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정부는 우리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지만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한 0%대 저물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5(2015=100)로 전년대비 0.4% 상승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9년(0.8%)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로 경기가 크게 위축됐던 2015년(0.7%)이 유일하다. 연간으로는 지난해 1월부터 12개월 연속 0%대 물가 상승률을 나타냈다. 역대 최장기간이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낮은 물가상승률은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은 것도 일부 영향이 있지만 농축수산물ㆍ석유류 가격 하락과 기저효과, 정부 정책의 영향이 컸다"며 수요부진에 의한 물가 하락이라는 해석에 선을 그었다.


수요 부진이 물가 하락에 일부 기여했다고 인정하면서도 특정품목 가격하락과 무상복지 등 정부 정책 영향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올 한해 내내 0%대에 머물러 저물가 장기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내년에도 저물가 추세가 유지되거나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 물가 정책, 일부 품목의 기저효과 등을 감안해도 경기 회복으로 인한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않는 한 저물가 흐름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수요 위축을 경고한 바 있다. KDI는 최근 보고서에서 "최근 저물가는 정부 복지정책이나 특정 품목에 의해 주도됐다기보다 다수의 품목에서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한은은 2020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0%로 내다보고 있지만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 수요 부진에 의한 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물가 추세가 조금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앞으로가 문제인데 향후에도 소비, 기업투자가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경기가 활기를 뛸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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