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는 이날 오전 0시22분쯤 “북한 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가 홋카이도(北海道) 에리모미사키(襟裳岬) 동쪽 해상 2,000㎞ 부근에 낙하했다”는 내용을 속보를 내보냈다. 그러다 0시45분쯤 “잘못해서 속보를 내보냈다”면서 “(미리 준비해놓은) 훈련용 문장으로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청자와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실례했다”고 사과했다. 일본의 주요 언론은 물론 러시아 스푸트니크 등이 NHK의 보도를 인용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기정사실화하면서 한 때 혼란이 빚어졌다.
때가 때이니만큼 오보를 낸 NHK를 향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비핀 나랑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트위터에서 “이런 특별한 순간에는 거짓 경보음이 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를 치다가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이 경보를 보는데 그 주변에 틀린 내용이라고 정정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상상해보라”고 덧붙였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더힐은 “북한 전문가들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자들에게 23분은 아주 긴 시간이었다”고 가세했다.
공영방송인 NHK의 공신력도 도마에 오르게 됐다. NHK는 지난해 1월 16일에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전역에 경보시스템이 작동했다는 오보를 내보냈다가 몇 분 후 정정하고 사과한 적이 있다. 북한 전문가 마틴 윌리엄스 ‘노스코리아테크’ 운영자는 트위터에서 “NHK는 아주 신뢰받는 매체이기에 이번 오보는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NHK는 이날 오후에 또 한번 오보를 냈다. 헌법재판소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아니라며 ‘각하’ 결정을 내렸는데도 ‘합헌’으로 판단했다고 속보를 내보냈다가 뒤늦게 이를 삭제했다. NHK는 1시간쯤 뒤에야 헌재의 결정 내용과 이유 등을 사실에 부합하게 보도했다.
일본 외무성 측은 헌재의 결정과 관련, “다른 국가의 사법 결정에 논평할 입장은 아니다”면서도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한일 협정의 착실한 실시를 한국 정부에 요구하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고 NHK는 전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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