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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친러행보 막는 美와 갈등…나토의 새 골칫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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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터키 제재법안 제정하자 "미군기지 철거" 경고

S-400 구매한 터키, 시리아·리비아서도 러시아와 맞손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자료사진>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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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터키가 친(親) 러시아 행보를 거듭하며 미국과 대치하고 있다. 두 나라가 함께 소속된 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관리들을 인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터키를 러시아로부터 멀어지게 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터키가 미군기지 철거 등 반격 카드를 내보이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터키가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러시아제 지대공미사일 'S-400' 배치를 강행하자,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에 F-35 전투기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에 서명했다.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미국의 제재가 실제로 이행된다면 자국 내 인지를리크 공군기지와 퀴레지크 기지를 폐쇄하겠다고 경고했다. 특히 인지르리크 기지는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 공습에 활용됐으며 미군의 전술핵 50여기가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발언과 관련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그들(터키)의 말이 정말 진지한 것이라면 이는 동맹 간의 문제가 될 것으로 본다"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터키는 지난달 말 미국이 F-35 전투기를 인도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제 전투기를 구매하는 등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S-400 배치 문제 외에도 터키는 미군과 손잡고 IS와 싸웠던 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를 공격하는 등 미국을 비롯한 나머지 동맹국들의 불만을 자아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나토가 뇌사상태에 빠졌다"면서 터키의 행동을 비판하기도 했다.

터키에 주재하는 한 서방국 외교관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자동차 충돌사고 장면을 느린 화면으로 보고 있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는 터키를 소외시키면 친러 행보가 더 심화될 것으로 판단해 에르도안 총리를 구슬리려 했지만, 터키의 행보에 분노한 미국 의원들이 터키 제재안을 NDAA에 포함시키면서 계획이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아직 터키에 대한 제재 범위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미국과 유럽 관리들은 터키와 미국이 관계를 회복하고 나토 내부의 긴장을 완화하려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WSJ는 일부 유럽 동맹국들은 서방 국가들이 터키에게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너무 많은 여지를 줬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터키는 시리아 북부에서 러시아와 손잡고 있으며, 리비아에서도 러시아와의 협력 기회를 찾고 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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