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세계 경기가 바닥에 도달했다고 판단하는 일본 기업인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 상황이 양호한 가운데 미ㆍ중 간 1단계 무역합의로 갈등 국면이 다소 완화됐고 반도체 시황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일본 주요 기업 144개사의 회장ㆍ사장 등을 대상으로 지난달 28일부터 이번 달 16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계 경기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는 답변은 5.8%포인트 오른 41.7%로 나타났다.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는 답변도 22.9%를 기록, 지난 9월보다 0.8%포인트 늘었다. 반면 '완만하게 악화되고 있다' 또는 '악화되고 있다'는 응답은 34.7%로, 지난 9월 말 조사 당시보다 6.6%포인트 떨어졌다. 일본 기업인들 사이에서 세계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나카타 세이지 다이와증권그룹 사장은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미ㆍ중 무역 마찰이 일단 완화하는 방향으로 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 뉴욕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소비와 고용 상황이 양호해 미국 경기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도 드러냈다.
6개월 뒤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해서도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이전에 비해 15.7%포인트 줄어든 반면, 경기가 개선될 것이란 답변은 5.7%포인트 증가한 26.4%를 나타냈다.
세계 경제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미ㆍ중 무역마찰(86%)과 중국 경기 악화(68%)가 꼽혔다.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대해서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답변이 50.7%로 과반을 차지했다.
다만 일본 기업인들은 자국 내 경기에 대해서는 우려를 드러냈다. 경기가 악화됐다는 답변이 직전 조사에 비해 2.2%포인트 증가한 19.5%로 집계돼, 경기가 개선될 것(13.2%)이란 답변을 넘어섰다. 일본 경기 악화 전망이 개선 전망을 넘어선 것은 2012년 12월 이후 처음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악화될 것으로 전망한 이유로는 '개인 소비 침체'를 꼽은 기업인들이 60% 이상이었다.
다만 반년 후 국내 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개선될 것이란 답변이 34%로 악화 전망(11.8%)보다 높아 개인 소비가 회복되길 기대하는 목소리가 컸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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