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바른미래당ㆍ정의당ㆍ민주평화당·대안 신당 등 '3+1'이 먼저 선거법 합의안을 만들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ㆍ정의당 심상정ㆍ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대안 신당 유성엽 창당준비위원장은 이날 오전 회동을 갖고 “우리는 장기화하고 있는 국회 파행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오늘 중으로 선거법ㆍ공수처법ㆍ검경수사권 조정안과 예산부수법안, 민생법안을 일괄 상정해 통과시키기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석패율제를 포기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야 4당이 발표하는 형식이었지만 민주당과는 이미 사전에 조율된 내용이었다.
군소 4당 대표들이 23일 오전 11시쯤 석패율제 포기, 선거법 일괄상정 등의 내용을 담은 합의안을 발표하고 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왼쪽부터),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대안신당 유성엽 창당준비위원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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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된 안은 의석수를 현행과 같은 지역구 253석과 비례대표 47석으로 하되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되는 최대 의석수를 30석으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연동형 비례대표 의석수를 결정하는데 작용하는 연동률은 50%로 하고, 지역구 낙선자를 비례대표로 부활시키는 석패율제도는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석패율제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던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합의 후 “선거개혁 초심과 취지로부터 너무 멀리 와 있고 너무나 미흡한 안을 국민께 내놓게 돼서 송구스럽기 짝이 없지만, 첫발이라도 떼는 게 중요하다는 국민의 말씀을 받들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해 단식투쟁을 벌였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사실 지금 정말로 마음이 참담하다”며 “누더기가 된 연동형 안을 내놓는 저희를 보는 국민의 시각은 어떠시겠느냐. 그러나 정치를 한 발짝이라도 바꿔보려는 충정에서 석패율제마저 포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합의안에 대해선 선거제 개편에 따른 지역구 통폐합을 최소화하길 바라는 대안 신당 등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석패율제 도입을 강하게 반대한 민주당 수도권 의원들의 의견도 받아들여졌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23일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와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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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4당 합의문처럼 선거법 개정안을 포함한 패스트트랙 법안 전체와 예산부수법안 및 기타 민생법안이 이날 모두 상정될지는 미지수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가 강하게 반발해서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11시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등과 회동했지만, 의사일정 합의에 실패했다. 이 자리를 15분 만에 나온 심 원내대표는 “지난 본회의 예산안 날치기, 그리고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의 처리 순서가 뒤집힌 부분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며 “(국회 일정 등에 대해선) 원내대표들끼리 이야기할 테니 의장은 제발 빠지라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의사일정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도 “오후 3시에 본회의를 열어서 예산부수법안과 기타 개혁법안들, 그리고 선거법이나 검찰개혁 관련 부분을 상정하고 더 미룰 수 없는 의사일정들을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장혁ㆍ정진우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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